제주지역 전국 최고 수준...WHO 권장치 3~4배 높아

건보공단 자료공개 후 보험재정 171억 절감

지난 99년 세계최고 수준인 43%까지 치솟던 우리나라 제왕절개율이 명단 공개와 출산문화 개선운동 확산으로 이듬해인 2000년에는 38.6%로 크게 감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상룡)은 지난해 산모 53만8,783명 중 21만3,217명이 수술로 분만해 평균 제왕절개율(제왕절개분만/총분만)이 39.6%로 확인됨으로써 또다시 40%를 넘을 우려가 있다며 9일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제왕절개율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인 가운데 미국보다는 약 1.7배, 세계보건기구(WHO)측이 권고하는 10%보다는 무려 3~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 시·도중 제주도가 46.3%로 지난해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타지역보다 산모에게 병원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제한이 잇는 등 지리적 특성이 어느 정도 여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울산과 인천, 강원지역도 제주도와 비슷한 45% 내외의 제왕절개율을 나타낸 가운데 이들 지역은 광주광역시(전국 최저 26.7%)보다 무려 1.7배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제왕절개율이 가장 높은 구·시·군 지역은 충북 제천시가 54.9%로 가장 높았으며, 강원 태백시 54%, 인천 중구 53%, 제주 서귀포 53%, 서울 금천구 52% 순이었다.

아울러 전국에서 제왕절개 10%대를 유지하는 곳은 전남 고흥군(10%)과 충남 부여군(17%) 2곳 뿐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제왕절개율이 높은 병원은 울산시 보람병원으로 무려 53.5%였으며, 가장 낮은 병원은 에덴병원으로 18%인데 이들 병원은 출산규모는 비슷하지만 제왕절개 수술은 3배 가량이나 차이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 불필요한 제왕절개 수술을 줄일 경우에는 산 태아 건강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뿐 아니라 국민의료비 절감에도 크게 도움을 주게 된다"며 "특히 공단이 병원별 제왕절개 실태를 공개한 뒤 2년간 약 4만 2,000명의 산모가 제왕절개 대신 정상분만을 함으로써 건보재정은 약 171억원이 절감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각국은 최근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제왕절개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브라질의 경우 제왕절개율이 30%이상인 공공병원에 대해서는 급여를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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