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 개방 대비 관련단체 공동 대응

국시원 "시험관리 능력 부재" 우려 표명

 WTO DDA 협상에 의해 시장개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보건의료계 차원의 대응방안 마련이 관련단체 연합형태로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에서 주관하는 국가자격시험도 각 직능별로 독립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의협, 병협, 치협, 간협 등 관련단체는 최근 의료시장 개방에 따른 대비책으로 정부간 통상 마찰 없이 보건의료인력의 효율적인 유지 관리는 물론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격면허제도의 시행기관을 순수 민간단체에 이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현행 복지부 산하 국시원에서 주관하고 있는 국가시험을 독립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부 단체에서 제기되오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보건의료계가 연합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단체들은 "의료의 특성상 현재와 같은 정부의 일관된 관리체제에서는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문적인 인력관리는 물론 시의 적절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최근 의료시장 개방과 관련돼 구성된 의료공동대책위원회의 연속회의에서도 해당 직능별로 민간단체 주관 형식으로 독립하고, 연합체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간호사협회는 이미 지난해 5월 간호교육평가원을 설립하여 간호사국시원의 독립운영을 위한 준비에 나섰으며, 치과의사협회도 올초 정기총회에서 치과국시연구원 설립안을 확정, 치과국시 독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의협 역시 산하에 의사국시를 관장할 수 있는 전문기구를 두는 방안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의학계에서는 현 국시원이 과거 독립된 의사국시원 당시의 의사중심 기능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독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다.

 한의사협회는 한의사 전문의 시험문제로 다소 늦은 걸음을 하고 있지만, 일단 의료공동대책위에서 합의된 방침에 보조를 맞춘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오는 7월경 정식 토론이나 모임을 갖고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면서 "국제 경쟁력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위해서라면 한의계측에서도 단체별 국시 독립을 좋은 방안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반면 약사회는 타단체와는 달리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주요 의료단체들이 연합해 독립을 주장할 경우, 타단체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국시원은 "일부 단체들이 의욕적으로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의욕만으로 국가시험을 관리할 수 없는 일이며, 독립을 위해선 먼저 복잡한 시험관리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간호사협회 관계자는 "국시원에서 현행 연 1회 시행되는 국가시험 때문에 간호사 인력 관리 및 취업 탄력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외국에서처럼 컴퓨터를 이용한 연중 시험제도 등 실무적 측면까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국시원과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편 현재 논의중인 국가시험관리의 민간단체 이양에 관한 결정권은 정부에 있지만 의료시장 개방에 따른 경쟁력 확보 등을 명분으로 주장되고 있는 보건의료계 단체의 독립 요구도 만만치 않아 어떤 방식으로 귀결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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