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푸마길린' 복용자 100% 원충 제거

한때 말라리아 치료에 쓰이던 항생제가 에이즈, 장기이식 환자 등 면역저하자에서 다발하는 기생충 감염증의 특효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파리제7대학 감염병학과의 쟝-미셸 몰리나 박사 등 연구팀은 '푸마길린'(fumagillin)이란 약물이 면역저하 환자의 장관 소포자증(microsporidiosis)을 완치했다고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 20일자에 발표했다.

 소포자는 포자를 형성하는 세포내 원충인데 Enterocytozoon bieneusi란 소포자로 인한 장관 소포자증은 면역저하 환자에서 만성 설사, 흡수장애 및 수척의 원인으로, 현재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40여년 전에 출시된 푸마길린은 원래 또 다른 장관 감염증인 아메바증 치료에 쓰였으며, 프랑스계 제약사 사노피-신데라보가 생산한다. 지난 2월 유럽연합 자문위원회는 이 항생제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위를 사노피에 부여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몰리나 박사팀은 만성 E. bieneusi 감염증 환자 12명(에이즈 환자 10명, 장기이식 환자 2명)을 절반으로 나눠 푸마길린 60mg 또는 위약을 매일 2주간 경구 투여한 후 분변 검체를 분석해 소포자충(microsporidia)의 청소를 평가했다.

 푸마길린군은 모두 소포자충이 청소된 반면, 위약군에서 청소 환자는 없었다. 그러나 푸마길린군 3명에서 중증 부작용(호중구감소증과 혈소판감소증)이 관찰됐다. 이후 위약군에도 푸마길린을 투여했더니 역시 모두 소포자충이 청소됐다. 소포자충 청소 후 평균 10개월의 추적기간에 2명에서 감염이 재발했으나 2차 치료로 재차 완치됐다(1명은 다시 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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