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유지정책 안먹혀 “버릴까 말까” 고민

새 제품 대체시 100억원 광고비 지출 부담 커
제품력·인지도 높아 연 200억 매출 달성 가능

한국화장품의 `칼리'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그동안 한국화장품은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와 제품력은 인정받았지만 화장품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라 할 수 있는 가격유지정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고민을 거듭해왔다.

때문에 한국화장품은 칼리제품을 현행대로 유지해 나갈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품목으로 대체할 것이냐를 놓고 내부적으로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현황=칼리제품은 한국화장품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으로 지난 97년 시장에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브랜드로 성장해왔다.

칼리는 현재 토너와 에멀젼 그리고 메이크업 베이스 품목 등 총 48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년간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등 올해 나온 기능성화장품인 `에이3 에프 온'과 함께 한국화장품을 이끌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칼리제품은 시장에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호응도가 높아 제품으로의 가치를 높이 평가 받은 것은 물론 경쟁사들로부터도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업계의 고질적인 폐단이라 할 수 있는 가격유지정책이 제대로 수행되지않아 지난해말부터 칼리제품에 대한 존폐여부를 가지고 심도있는 검토를 해왔다.

■문제점 및 대책=칼리는 제품력과 소비자 인지도라 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제품이다.

따라서 가격유지가 제대로 되지않았다는 이유를 가지고 새 제품으로 대체할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새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연간 30억원에서 50억원정도의 광고비를 지출해야만 된다.

특히 이같은 규모의 광고비는 단순하게 연단위로 매듭지어지는게 아니라 최소한 2~3년동안 지출해야 하므로 사실상 100억원정도를 투자해야만 시장에서 어느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갖춘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이같이 막대한 투자를 한다하더라도 가격유지정책은 별도의 특수한 업무이므로 제값받기가 유지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칼리제품을 버리기보다는 현재 48개 품목에 대한 면밀한 손익을 따져 월 1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이나 매출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이같은 칼리품목 중 매출을 많이 올리는 품목에 대해서는 과감한 인센티브 제도 등을 도입 적극적으로 육성해 리딩품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거래선 취급을 확대해 뜻하지 않은 불가피한 재고 때문에 압박을 받는 대리점들의 회전율을 높여 줘야 하고 새로운 모델을 선정, 적극적인 광고를 통해 제2의 도약을 해야 할 것이다.
〈한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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