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반, 뇌세포 내외 전위차 교란 사멸

알츠하이머병(AD) 환자는 마치 수명이 다된 배터리 같이 전하가 빠져나간 뇌세포가 사멸해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생물학과의 버논 인그램(Vernon Ingram) 박사팀의 신경세포 실험 연구가 영국 과학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15일자에 소개됐다.

AD 환자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가 응집돼 형성되는 아밀로이드반이 신경세포를 파괴하면서 기억을 상실한다. 그런데 이러한 반이 정상 뇌세포와 접촉하면, 세포 표면의 통로가 열려 칼슘 이온이 밀려들어오고, 이에 따라 세포의 화학적 균형이 교란을 받아 사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정상 세포는 내부가 음전하, 외부가 양전하를 띠며, 이와 같은 세포막 내외의 전위차로 세포는 인근 세포와 전기신호를 교환한다. 그러나 연구팀이 시험관의 사람 및 쥐 신경세포에 아밀로이드 펩타이드를 첨가했더니 상기와 같이 칼슘 양이온이 세포 내로 밀려들어올 뿐만 아니라, 염소 음이온도 흘러나가 배터리가 나가듯 세포에서 음전하가 고갈됐다. 이러한 막 탈분극 현상은 수분만에 발생하고, 기억 형성 세포에서 일어난다면 기억을 상실하고 만다는 것이다.

다음 연구팀이 탈분극 세포들을 기존에 알려진 생물학적 활성 화합물 1,500여종에 노출시킨 결과, 10개 화합물이 탈분극을 역전시켜 세포를 정상화했다. 이들 중 일부는 칼슘 이온의 세포 유출 통로를 차단하거나, 일부는 세포 내부로부터 탈분극을 조율하는 효소인 프로틴 키나제 C를 억제하는 약물로 밝혀져, 향후 동물실험에서 결과가 재현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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