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성공전략으로 차별성 강조…정작 당사 연구는 '보기 좋은 떡'

최근 한 제약사가 대형 다국적제약사 개발자를 잇달아 영입해 기업 홍보와 함께 ‘경험자’들을 통한 신약개발 전략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 기업이 주도한 기자간담회와 심포지엄에서 이 제약사 연구개발자들은 중소형 제약사들이 대형 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이 안하는 것, 그중에서도 큰 기업이 안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데에 한목소리를 냈고 신약개발 경험이 상대적으로 미진한 것으로 간주된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은 경험자들의 견해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제약사는 현재 나름의 ‘니치 마켓 쉐어’인 구강건조증 치료제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 2상A가 완료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으나, 이번 발표회에서는 이에 대한 향후 전략에 대해, 하다못해 파이프라인 설명도 거의 없었다.

오히려 현재 물질연구 수준에 그쳐 있는 항암제 관련 분야에 대해 세세히 설명하고, 향후 전략까지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쏟아 붇는 느낌이었다.

이미 항암제에 대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구하고 있는 점은 자명한 사실임을 감안하면 결국 이 제약사는 업계에게는 ‘남들과 다르게’라는 신약개발 전략을 내놓고, 정작 자신들은 ‘남들이 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유로 일부 관계자들은 ‘보기에 좋은 떡’을 예로 든다.

일각에서는 이미 투자자들이 항암제와 구강건조증 치료제, 어떤 떡을 보기에 좋은 떡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이미 이 제약사의 홍보 활동에 드러난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제시한다.

'보기 좋은 떡'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겨 더욱 많은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선 그 정도 일구이언쯤은 애교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중적 태도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경험 많은 분들이다 하더라도 한 입에서 두 가지 말이 나오면 듣는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약개발 전략에 대한 경험자의 조언이 필요한 곳은 다름 아닌 바로 자신들이 아닐까 생각되는 것은 단순한 기우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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