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저체중·사산아 출산 비치료군과 비슷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에 감염된 여성이 임신중에 항HIV 치료를 받아도 태아에는 별다른 해가 없다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 13일자에 게재됐다.
'지도부딘'(zidovudine, AZT) 등 항HIV제는 모체에서 태아로 HIV의 수직전이를 현저히 차단하는 것으로 입증돼 미국 보건당국은 산모 자신의 건강을 보호하는 동시에 HIV 전이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임신부에 항HIV제 병용요법의 사용을 권장한다. 그러나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나온 일부 연구는 다제 병용요법이 조산 등 신생아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했었다.
이에 미국 하버드大 부속 브리검여성병원의 로스 튜멀러 박사 등 연구팀은 7개 임상연구에 참여해 90∼98년 사이 출산한 HIV 감염 임신 여성에 관한 자료를 검토했다. 이들 가운데 임신중에 항HIV제 치료를 받은 여성은 2,123명(단독요법 1,590명, 프로테아제 저해제(PI) 비포함 병용요법 396명, PI 포함 병용요법 137명)이고, 항HIV제 치료를 못받은 여성은 1,143명이었다.
분석 결과 조산(임신 37주 이전) 여성은 항HIV제군이 16%, 대조군이 17%로 비슷했다. 저체중아(2.5kg 미만)는 양군이 16%로 같았고, 초저체중아(1.5kg 미만)도 2%와 1%로 차이가 없었으며, 사산율도 비슷했다. 또 다중 위험 요인들을 보정했더니 항HIV제 병용요법군은 단독요법군에 비해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교차비 각각 1.08, 1.03).
다만 PI 포함 병용요법을 받은 여성은 7명(5%)이, PI 비포함 병용요법군은 9명(2%)이 초저체중아를 출산해 PI와 저체중아 출산의 연관성이 의심됐다. 그러나 PI를 투여받는 HIV 감염 임신부는 병태가 보다 위중하므로 향후 명확한 인과관계의 규명이 요구된다.
허성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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