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파행속 이사장 선출…협회 존립기반 위협

윤석근 신임 이사장 더욱 몸 낮추고 대화·설득 나서야

제약협회가 일괄약가인하 소송전이라는 버거운 싸움을 앞두고 극심한 자중지란에 빠져 들었다. 자칫 협회의 존립기반 마저 위협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23일 있은 이사장 선출을 위한 제약협회 초도이사회는 67년 협회 역사상 오점을 남긴 회의로 기록될 전망이다. 회의 중간에 기존 이사장, 부이사장 등 집행부가 모두 퇴장했다.

'이사장 선출은 경선이 아닌 추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자신들의 주장이 그 반대 세력에 의해 거부되며 '경선' 주장과 팽팽이 맞서자 2시간여동안 논란 끝에 결국 퇴장을 감행했다.

파행속에 윤석근 일성신약 사장이 단독 후보로 추대돼 찬, 반 투표 끝에 제 9대 이사장에 당선됐지만 그 의미가 크게 퇴색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이사장 선거전의 파행은 이미 상당부분 예견돼 있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갈등이 오래전부터 표면화 돼 있었음에도 끝내 봉합돼지 못하고 최악의 상황을 노출했다는 것은 내부 의견조율기능이 사실상 마비돼 있었다는 의미로 더욱 뼈아프다는 분석이다.

이번 파행이 업계에 내재돼 있던 모든 갈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는 더욱 근본적 진단도 있다.

그 동안 제약계는 전문약 중심이냐, 일반약 중심 이냐, 오리지널 위주 업체냐, 제네릭 위주 업체냐, 큰 제약 이냐, 작은 제약이나 등 입장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 보이지 않는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문제는 이번 갈등이 제약계로 볼 때 단합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터져나왔다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분석이다.

정부 일괄약가인하에 저항하는 소송전이 본격 점화될 시점으로 그 어느 때 보다도 제약계의 일치단결이 요구돼 왔었다. 특히 정부의 소송포기를 염두에 둔 압박이 거센 가운데 제약사들이 눈치보며 망설이고 있는 상태에서는 더욱 그러했다는 분석이다.

윤석근 신임 이사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업적을 쌓아 자리를 명예롭게 하겠다"고 했지만 그의 앞날이 가시밭길 임은 부인키 어렵다.

그가 해야 할 일은 더욱 몸을 낮추고, 특히 제약업계 원로 및 기존 이사장단사 등 집행부의 돌아선 마음을 무슨 일이 있어도 되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풀이이다.

물론 기존 집행부 입장에서도 섭섭함이 있다손 치더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제약협회는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사단법인체 이고, 이사장직은 회원들에게 봉사하는 명예직이라는 '기본'을 되새겨 이번 문제 해결을 통해 재출발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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