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회장 불신감 여전' vs '공식 궐기대회 성격 고려' 충돌

대한약사회가 김구 회장을 앞세우고 투쟁선포식을 개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약사 일각에서 김구 회장 주도의 투쟁선포식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며 내부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 이미 여러 차례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부터 의약품 관리료 등 약사 직능에 대한 위기를 몰고 오면서 회원들로부터 신뢰를 져버린 집행부가 책임에 따른 일말의 행동과 조치도 없이 다시 앞으로 나서려고 한다면 투쟁선포식 자체가 회원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지난 26일 투쟁전략위에 참석했던 한 약사는 “이날 회의의 의제는 약사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대응이었으나, 정작 대약 임원들의 관심사는 김구 회장의 지위를 어떻게 하면 되돌릴 수 있을까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날 투쟁전략위 위원들은 김구 회장의 투쟁선포식 참여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았으며, 이 중 일부 약사들은 김구 회장에 대한 일선 회원들의 불신이 여전한 상황에서 투쟁선포식에 나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투쟁전략위는 여러 의견의 갑론을박이 이어진 끝에 투쟁선포식에서 김구 회장이 투쟁선언문을 낭독하도록 결정했다.

이 약사는 “김구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한톨의 약조차 약국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해놓고 박카스는 의약외품으로 뺏긴 상황에서 약사 면허를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약사법 개정안이 예고되는 날에 당당히 6만 약사 앞에 나서서 투쟁을 선도해나가겠다고 자청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회원들의 울분 속에서도 우리 아니면 일할 사람 없다며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대한약사회는 회원들로 하여금 스스로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며 “김구 회장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는 것이야말로 일선 회원들의 투쟁의지를 높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실제로 현재 약국가 저변에는 투쟁전략위가 회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투쟁을 수행하기보다는 대한약사회가 일을 하기 위해 임시로 구성한 조직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아울러 지난 6월 치러진 전국 임원분회장 궐기대회에서도 일선회원들은 김구 회장에 대한 불신감과 새로운 비대위 구성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약사회는 시도지부를 대표하는 위원들의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거꾸로 투쟁위를 통해 시도지부 인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약사회의 공익단체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약사는 “약사회로서도 정관에 의해 움직이는 단체이니만큼 생각보다는 결정에 있어 쉽지 않을 것이나, 김구 회장이 나온다면 내부적으로 회원들이 얻게 될 상실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투쟁선포식은 약사회의 공식적 궐기대회인데도 김구 회장이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내부 갈등만 조장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김구 회장의 투쟁선포식 참석 여부에 대해 곳곳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김구 회장의 투쟁선포식 참석 여부에 대해 대한약사회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아울러 회원들이 얼마나 참석에 응할지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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