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노동실태조사…‘상당수 건강문제 겪어’

‘고용안정·직업자긍심은 만족’

▲ 인력문제와 직장생활 불만족도
보건의료노조 노동실태 설문조사결과. 100점에 가까울수록 해당 질문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은 것으로 해석.

교대근무자를 비롯한 병원노동자들이 심각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의 보건의료 노동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절반, 여성의 70%가 불면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교대근무의 비율이 높은 간호사들에게서 불면증·수면박탈·주간졸음 등을 호소하는 비율이 남성 74.9%, 여성 82.2%로 높게 나왔다.

간호직종의 수면장애 증상과 관련된 요인에 대해 단변량분석을 시행한 결과 근속기간은 3~5년인 경우가 가장 높았고 5~10년, 3년 미만이 뒤를 이었다. 또, 월평균 밤근무 개수가 7개 이상이 경우에서 증상자가 많았다.

이러한 건강문제의 원인에 대해 병원노동자들은 ‘인력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조사결과 종사자의 건강문제(61.7점·100점 만점 기준·100점에 가까울수록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함)가 노동 강도(55.7점)·의료서비스(55.6점) 등 다른 사항에 비해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또 현재 부서 인력이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66.8점, 인력부족으로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휴가 사용을 위해 근무인력을 대폭 줄여 일하고 있다는 의견이 56.9점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런 현상에 대해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피로도가 높아지고 휴가를 위해 근무인력을 줄임으로써 노동 강도를 높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근무형태·노동안전·노동시간 등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 반면, 고용안정(64.2점)·직업 자긍심과 보람(60.9점)·직장 분위기(57.5점)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높았다.

병원노동자들은 2011년 단체교섭 공동요구안 중에서 임금인상(41.3%)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인력문제해결·고용안정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근무여건개선·병원인력법 개정 등의 내용으로 사측·정부와 교섭을 벌이고 있다. 관계자는 “병원인력은 환자 생명과 의료서비스의 질과 직결된다”며 “직종별·업무별 인력기준을 마련해 모든 병원사업장에 적용되도록 하는 병원인력법 제정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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