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교협, 임시총회서 의견 합의… '일반약 슈퍼판매 결정은 약사 소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논란을 계기로 약사의 품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는 약대 교수의 의견이 제기됐다.

21일 오후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한양대 약학대학 이철훈 교수는 “약사들은 오히려 이번 사태를 통해 약사의 품위에 맞게 약다운 약만 관리하고 판매하면서 약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전환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훈 교수는 이어 “박카스나 가스활명수를 팔겠다고 붙잡고 있는 모습은 약사들의 품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이번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논란을 오히려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의약품으로 구분됐던 것을 외국의 사례를 들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함으로써 현재 8대 2인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비율을 의약분업 이전의 비율인 6대 4로 맞추게 되면 약사들로선 약다운 약을 취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

이 교수는 “이미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일반의약품의 슈퍼판매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적극적으로 전환하는 일들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식약청이나 보건복지부도 해당 사항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대 6년제도 시행되고 있는 만큼, 약에 대한 지식이 더욱 많아지고, 복약지도 같은 것도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면서 “약사들은 그런 쪽으로 취지를 맞춰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다른 약대 교수들도 약사회의 인식 변화를 요구했다.

한 교수는 “약사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일반약을 의약외품으로 다 주고 문 닫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약사회 내부에서 비아그라 얘기가 나왔다는 사실은 현재 많이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더욱 약사회를 힘들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한국약학교육협의회는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향후 발표할 성명서의 내용에 대해 검토함으로써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논란의 소용돌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대경 약교협 이사장은 “약사들을 지원한다는 의미이기 보다는, 일반의약품이 슈퍼에서 판매되느냐의 사안이 약사들의 소관임에도 불구하고 제3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대 교수들이 가만히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 이러한 자리를 만들게 됐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약대 교수들의 객관적인 시각을 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교수는 “국민들은 의사협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금이라도 약사와 의사는 서로가 국민보건을 위해 같이 노력하는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교수도 “이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보긴 어려운 만큼, 학생들도 시험기간이 지나면 이에 대한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약대 교수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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