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의약 밥그릇 싸움' 지적… 약국가에서도 여론 약화 우려

21일(오늘) 있을 중앙약심 2차 소위를 앞두고 약사회가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전문의약품 479품목을 공개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곳저곳, 심지어 약국가 내부에서도 일고 있다.

가스활명수와 박카스를 슈퍼판매해도 오남용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안전성의 문제를 제기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

한 네티즌은 “약사들은 박카스 따위도 슈퍼판매하면 오남용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반대했었는데, 이제 와서 전문의약품은 안전하니 일반약으로 분류하자고 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의사랑 약사가 이번 다투고 있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는 만큼, 국민들을 납득시킬만한 명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네티즌도 “의사가 처방하는 전문약은 의사가 책임을 지지만, 소비자의 선택으로 구입되는 일반약은 소비자가 모두 책임을 지게끔 돼있는 상황에서 약사가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며 “복약지도도 제대로 안하고 소비자가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지는 상황에서 일반약의 슈퍼판매를 막는 것부터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약사들이 비아그라를 일반약으로 전환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약사들이 약의 부작용에 대해 얼마나 모르는가 생각해보게 됐다”며 “다행히도 이번에 공개된 리스트에서 비아그라는 빠져 있어 논란의 여지를 조금 줄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저지하기 위한 약사회의 주장과 행보에 반박을 조목조목 반박을 놨다.

한 네티즌은 “약사들이 가정상비약으로 집에 구비해 놓으라고 하라는데, 집에 구비해놓고 아플 때마다 스스로 먹어도 되는 거라면 당연히 슈퍼에서 팔아도 별 문제가 없지 않냐”며 “결국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약사들이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은 밥그릇 지키자는 것밖에 안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약국가도 약사회의 이번 공개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보이면서도 몇몇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한 약사는 “안전한 일반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된다면, 안전한 전문약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미국 뿐 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일반의약품으로 팔고 있다는 사실을 왜곡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한 약사는 “심야5부제를 유보한 채 이렇게 요구하면 여론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대약은 알아야 한다”면서 “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저지하기 위해선 단순히 복약지도 없이 약만 건네주는 약국이라는 이미지부터 탈피할만한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또 일각에선 “요구한다고 해서 복지부가 이를 받아줄지도 확실치 않다”며 “궐기대회 이후 약사회 집행부가 사퇴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게 되자, 일종의 생색내기로 복지부에 요구한 리스트를 공개한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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