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양대의료원' 이젠 변화해야 한다.

지난 4일 한양대의료원 계단강의실에서는 총장을 비롯, 의료원 주요 보직자와 교수, 전공의와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의미있는 토론회가 열렸다.

한양대학교병원 개원 30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한양대의료원의 발전방향 대토론회 '한양대의료원의 어제, 오늘, 내일'이 바로 그 것.

이날 토론회에는 의료원 내부인사인 박문일 교수와 외부인사인 고윤석 울산의대 교수, 전문기자인 안병정 본지 편집국장과 한동운 영국 버밍엄대 연구원이 패널로 참석, 날카로운 지적과 근거자료 제시로 현 한양대의료원 상황을 비판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발표자들이 지적한 한양대의료원의 문제점들 중에서 공통되는 내용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가 브랜드 가치 및 특성화가 없다는 것이다.

박문일 교수는 한양대의료원은 한때 한양대학교의 좋은 이미지를 선도했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급속히 발전하는 한양대학교의 브랜드네임에 의존해야만 하는 딱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고, 안병정 국장은 브랜드 가치의 창출은 중소병원의 전문화, 의료기관 서비스 평가, 장래 예상되는 의료시장개방을 대비해서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두 번째는 홍보 및 서비스 역량 부족이다.

특히 안병정 국장은 타 대학병원과의 홍보지원 및 인력상황을 비교한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한양대의료원은 홍보와 서비스에 대한 역량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현재 2명뿐인 홍보인력에 대한 충원 및 그에 따른 재정지원, 홍보 및 서비스교육 강화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재단의 전폭적 지원과 신명나게 진료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고윤석 교수는 현재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서울아산병원과 비교를 통해 한양대의료원은 재단의 전반적인 지원도 미흡할뿐더러 교수들이 진료와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의료원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점이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문일 교수는 재단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교수들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고의 전환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 지적된 내용에 대한 해결방안을 이번 달 말까지 마련할 것이라는 문형 의료원장의 맺음말로 마무리된 이날 행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컸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행사에 끝까지 참석한 한 교수는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모든 의료원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현재 의료원의 상황을 재점검해보고 문제점을 토론하는 이러한 자리가 마련됐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하지만 이러한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개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해 자칫 토론회가 탁상공론으로만 끝나지 않을까 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날 토론회는 총장과 의료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모두 경청했으며, 의료원장은 참석한 교수 및 의료원관계자들 앞에서 '발전방안 마련'을 공약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번 토론회의 쓴소리를 보약으로 삼아 현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한양대의료원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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