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시작 35세 이후 급락-남성도 30대 중반부터 하락

여성의 생식력이 통념과 같이 30대 초반이 아니라 20대 후반부터 감퇴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소재 국립환경보건학연구소(NIEHS) 소속 데이비드 던슨(David Dunson) 박사 등 연구팀은 유럽 생식의학 저널 '인간생식'(HR) 5월호에서 여성은 27세부터 생식력이 감퇴해 35세 이후 현저히 하락하며, 남성도 30대 중반부터 생식력이 감퇴하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파두아大와 공동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는 성행동의 변이를 통제함으로써 남녀 연령이 자연 생식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 신뢰도를 높였다. 연령 연관 생식력 변화에 대한 분석들은 대부분이 노화와 직접 관련된 영향에서 성행위 빈도 감소로 인한 영향을 분리할 수 없었으나, 이번 연구는 성행위 빈도와 시기를 통제해 이의 분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자연 피임법을 사용하는 커플 782쌍에서 5,860개 월경주기에 관한 전향적 데이터를 수집했다. 기초 체온 측정치로 배란일을 확정하고, 배란일을 기준으로 특정한 날에 성행위 후 임신할 가능성(날짜 특이 임신 확률)을 추정해 연령 그룹별로 비교했다.

그 결과 임신 최적기(배란 이틀 전)에 성행위를 했다고 가정하고 파트너가 동갑이라고 추정하면, 한 월경주기에 임신할 가능성이 19∼26세 여성은 50%인데 비해 27∼34세 여성에서는 40%로 하락했다. 이러한 임신 가능성은 35∼39세 여성으로 가면 30% 이하로 떨어지고, 만일 파트너가 5살 연상이면 20%로 급락했다. 한편 여성의 연령을 통제했을 때 남성도 30대 후반에 생식력이 현저히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령이 가임기간(임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월경주기내 6일간)을 단축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져 나이 든 커플에 안도가 되고 있다.

사실 이번 연구는 여성이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으로 임신 시기를 늦추면 임신 성공의 전반적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 아니라, 20대 초반일 때보다 임신에 1∼2개월이 더 소요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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