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유럽의 귀족이 전쟁터에 나가 최선봉에 서서 싸운 결과로 얻은 말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즉 지도층이 도덕적인 의무를 다해 사회적인 책임을 지고 나간다는 말이다.

도매업계를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의약분업이후 일부 에치칼 도매업체에서 시작된 약국 백마진으로 인해 도매업계가 힘들어졌다'이다. 수년전 도매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박카스 무자료 사건도 약국 백마진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국세청 세무조사도 약국 백마진이 중심에 있다.

그러면서 약국 백마진은 전국 대부분의 도매업체들이 경쟁 도구로 사용했고 중소형 도매업체들이 백마진을 제공하면 대형 도매업체들은 그보다 많고 다양한 백마진을 제공해 시장을 장악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도매협회는 매출 상위 50위 도매업체들이 모여 투명 유통 협약식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만큼 상위 도매업체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도매업계 내부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도매협회는 연일 이번 28일부터 실행되는 쌍벌죄를 계기로 약국 백마진을 근절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는 주는 도매 받는 약국 모두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조심하자는 것이 백마진을 근절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정부 당국에 걸리지 않도록 백마진을 조심해서 주자는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 과연 도매업계에서도 통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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