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예산결산 문제점 집중제기

회의진행 미숙-딴지걸기식 공세 눈쌀

지난해 의사회 최초 직선회장 선출로 의료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경기도의사회가 미숙한 회무운영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었다.

지난 11일 열린 제56차 정기대의원총회는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총 5시간에 걸쳐 열려 요즘 보기드문 마라톤 회의라는 외형적인 진기록 보다 집행부의 리더쉽 부재와 일부 대의원의 딴지걸기식 질의가 함께 어울러진 소모전의 양상을 보였다는 평가이다.

이날 정총 질문공세는 강세기감사(동수원병원)의 감사보고에 대한 한 대의원의 문제제기로 시작돼 거의 모든 현안심의시 대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감사에 문제를 제기한 某 대의원은 {지난해 정총에서 인준된 회관건립기금 2,000만원을 집행부가 자의적으로 판단해 1억원으로 5배 초과해 지출한 것은 대의원들의 뜻을 무시한 처사}라며 감사와 집행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서명희재무이사(서명희의원)는 {회관건립 문제는 궁극적으로 본회가 추진해야 할 사항안 만큼 잉여예산을 배정해 처리한 것}이라며 {대의원들의 사전동의를 얻지 못한 점은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 문제는 표결 끝에 집행부의 사과를 받아들여 추후 인준형식으로 이날 통과됐으나 절차를 무시한 집행부의 회무처리는 대의원 모두에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또한 의정회비와 의협교부금 사용내용 공개에 대한 일부 대의원들의 끈질긴 공세는 질의의 객관성 보다 [질의와 반박]이란 단순 공방으로 이어져 한동안 회의장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해 대의원들의 눈살을 찌쁘리게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집행부의 회의진행 미숙은 대의원들의 불만을 더욱 부채질했다.

이날 회칙개정안 심의에서 거수를 거쳐 통과시킨 안을 참석인원의 2/3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의장이 뒤늦게 공표하면서 확정된 개정안을 다시 기각하는 해프닝을 벌여 소위 [일사부재리]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는 회원들의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뒤늦게 도착한 신상진 의협회장의 인사말로 분위기 전환을 기대했던 경기도의 집행부는 시종일관 지속된 대의원들의 질문포화에 만신창이기 된 채 자정이 돼서야 안도의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경기도의사회의 이와 같은 모습은 지난해 60% 이상의 지지로 선출된 직선회장단의 리더쉽 부재와 더불어 일부 대의원들의 해묵은 감정이 맞물린 한 편의 촌극을 연상케 해 상호간의 성숙한 사고와 행동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4!17 파업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열린 마지막 도의사회 대의원총회는 의권 발전과는 다소 동떨어진 내부문제로 힘겨운 일 년간의 회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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