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제 국회통과로 성난 醫心이 국내 제약사들에 대한 미움으로 번지며 과도한 갈등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적 이니 칠적 이니 하며 특정제약사들을 지칭해 제도 도입 원흉 취급하며 두고보자는 식의 윽박지름이 난무하고, 영업사원들의 의료기관 출입을 봉쇄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등 도를 넘어서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제약사들에 대한 의사들의 미운 감정의 출발은 제약사들이 그동안 쌍벌제 도입을 주장해왔다는 데 있다는 풀이이다. 실제 법 통과 과정에서 제약사들의 대 국회 로비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미운 감정에 한 몫 한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제약사들이 쌍벌제 도입을 주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제도 도입이 근본 목표라기 보다는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도입 반대를 위해 내세운 일종의 대정부 협상 카드로 활용된 측면이 강하다.

의사들이 강력 반대하는 만큼 예년에도 그랬듯 올해도 도입되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도입은 절대 안된다는 역설적 의미에서 쌍벌제 도입을 주장했던 것.

제도 도입에 대한 제약사들의 대국회 로비가 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그야 말로 소설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국회가 제약계 로비에 흔들려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 집단이 강력 반대하는 제도 도입을 통과 시켰다는 스토리도 수긍키 어렵거니와, 제약계가 그정도 로비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저가구매인센티브제가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거라는 가정에 비쳐봐도 그렇다.

이번 쌍벌제 국회 통과는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의 강력한 도입 의지에 의사협회의 자충수가 겹치며 도입에 급물살을 탔다는 풀이이다.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도입에 전력해온 전재희 장관은 이 제도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선 쌍벌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여당의원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설득작업을 펼쳐 결국 성과를 이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한 리베이트 옹호 서신, 국회 공청회에서 조남현 정책이사의 리베이트 순기능 주장 등이 그동안 쌍벌제 도입 찬성 입장의 야당 뿐 아니라 중간적 입장의 여당 의원들까지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도록 만들었다는 풀이이다.

최근 의료계 일각의 제약업계에 대한 감정적 대응은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한다'는 제약계의 볼멘소리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쌍벌제에 대한 의사들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모르진 않지만 거래상 을의 입장으로 의사사회의 손가락질 하나에도 경계하며 눈치보는 제약업체들을 상대로한 화풀이식 행동은 사회 최고 지성집단으로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의 존엄성에 비쳐 격에 맞는 행동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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