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시티즌, FDA에 부작용 위험수위 지적

미국의 소비자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이 19일 미국에서 29명의 사망과 관련된 애보트의 항비만제 [리덕틸](Reductil, sibutramine;美 상품명 Meridia)을 판매 금지하도록 美 FDA에 요청했다.

이번 진정은 이탈리아 보건성이 지난 6일 사망 2건 등 50건의 부작용과 연관된 리덕틸을 즉각 시장에서 회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 리덕틸과 관련이 의심되는 사망과 부작용 보고가 잇따르고 美 FDA도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퍼블릭 시티즌은 FDA에 제출한 청원서에서 리덕틸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unacceptably dangerous)고 표현하고, 리덕틸은 98년 2월 미국에서 발매된 이래 작년 8월까지 29건의 사망과 관련되고 이 중 19건은 심혈관 부작용이 사인이라는 FDA의 데이터베이스를 인용했다. 또 중증 부작용은 397건 보고되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영국 보건성은 13일 현재 리덕틸 복용자 212명이 부작용을 경험하고, 이들 중 93명이 중증이었으며 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보건당국도 중증 10건을 포함한 99건의 부작용을 보고받았으나, 사망은 없었다고 밝혔다. 독일은 리덕틸 사용과 관련한 부작용이 고혈압, 부정맥 등 74건, 네덜란드도 대여섯 건의 중증 부작용을 보고한 바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지난주 애보트는 현재 세계적으로 리덕틸 복용자 가운데 사망자는 미국 28명, 이탈리아 2명, 영국 2명,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위스 각 1명 등 모두 34명으로 집계되었다고 공개하고, 그러나 아직 리덕틸이 사망의 원인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보건당국도 이번 부작용 사례들에서 리덕틸의 정확한 인과성을 조사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이탈리아와 같은 시장 회수는 없을 것이란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유럽의약품평가청(EMEA)은 20일로 예정된 회합에서 리덕틸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데, 위험편익비에 대한 재평가를 결정할 공산이 크다.

리덕틸은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재흡수를 억제해 포만 중추를 만족시키고, 동시에 축적된 지방세포를 태우는 이중 작용으로 식욕부진이 부작용으로 거론될 만큼 효과가 강력하다.

애보트가 작년 독일의 크놀을 인수하면서 물려받은 리덕틸은 임상에서 혈압과 심박 상승이 보고돼 지난 96년 미국 FDA 자문위원회가 승인 권고를 거부한 바 있으나, 재신청되어 이듬해 허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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