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 미미…건보급여 여부등 행정문제 산적

허대석 보건의료연구원장, 실용연구 시스템 구축

한국의 의학수준은 높고 의료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쟁력이 있으나 수도권의 일부 대형병원에만 임상연구('의뢰자주도')가 집중돼 있어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조직적인 자료관리시스템 구축, 대형연구비 지원을 전제로 하는 실용임상연구(PCT)는 진료현장의 문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데도,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허대석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은 20일 질병관리본부 주최로 열린 '국내 임상연구 활성화 심포지엄'에서 '국내 임상연구 발전방안'에 대한 발제를 통해 임상연구가 제대로 시행되면 △신약·신의료기술 평가 △최적의 의료서비스 결정 등을 얻을 수 있는데도 불구, 우리나라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선 임상연구를 △제약사의 연구개발사업으로 수행되는 '의뢰자주도임상연구'(sponsor-initiated trial; SIT) △연구자의 학문적 관점에서 수행되는 '연구자주도임상연구'(investigator-initiated trial; IIT) △SIT나 IIT의 변수를 최대한 배제하고 진료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실용임상연구'(pragmatic clinical trial; PCT)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이 중 'SIT'의 경우, 다국적제약사의 신약개발 임상연구(주로 3상 연구)가 일부 대형병원에만 한정돼 있고, 국내 제약사의 개발신약은 주로 1, 2상 연구에만 치중돼 있어 국제경쟁력이 미미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내 신약이 제대로 된 신약개발로 이뤄지기 위해선 플랫폼(platform)전략 등 다양한 노력이 이뤄져야 하고 신약개발 주체의 대형화와 함께 특히, 국가가 지원하는 임상시험사업도 미국의 GCRC(general clinical research center)와 같은 개념으로 이뤄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허 원장은 이와 함께 'IIT'의 발전을 위해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분야로 △data management center(최근 국립암센터에 eVelos라는 대형 연구자료 관리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으나, 국가적인 임상연구자료의 관리를 위해 별도 연구자료관리시스템 필요) △임상연구를 위해 건보급여 문제 해결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근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한국이라는 상황에서 사회적 가치가 높은 주제에 대한 집중투자 필요 △국내에 어떤 임상연구가 수행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등록시스템 필요(선진국처럼 질병관리본부 같은 공조직이 주관하는 것이 타당) 등을 내세웠다. <표 참조>

아울러 그는 진료현장의 문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PCT'는 기존의 치료법들 사이에 비교평가가 이뤄져 국가가 필요로 하는 근거를 창출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즉, 의약품·의료기기·의료기술의 임상적 효과와 경제적 효율성을 분석해 과학적 근거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신설된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의료기술평가 △공익적 임상연구 △근거중심 보건의료 확산 등의 업무를 맡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허 원장은 끝으로 "향후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임상연구를 수행할 경우 제한된 의료자원에서 낭비적인 요인을 제거해 국민건강 향상을 위한 신약이나 신의료기술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의료제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낭비적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임상연구의 발전방향>

발전 방향

의뢰자주도임상연구 (SIT)

다국적기업

신약개발

GCRC와 같은 지원을 통한 연구인프라 구축

국내제약회사 개발신약

품목허가뿐만 아니라, 진료현장에서도 널리 이용될 수 있도록 임상적 근거를 창출할 수 있는 제조적 지원

연구자주도임상연구 (IIT)

임상연구센터 지원센터를 통한 발전 추진

- 대규모 연구비 지원

- data management system 지원

- 보험급여 문제 등 행정 문제 해결

- 임상연구정보 등록시스템 활동

실용임상연구 (PCT)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중심으로 comparative effectiveness research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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