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달러 투자 2大주주 부상…`합병 수순' 주목




노바티스가 같은 스위스계 라이벌 로슈 지분의 20%를 인수, 2대 주주로 부상했다. 노바티스는 의결권이 있는 로슈 주식 1억6,000만주의 20%에 해당하는 3,200만주를 주당 151프랑(87달러)에 48억3,000만 프랑(27억9,000만 달러)의 현금 지불로 매입했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이 지분은 마틴 에브너 소유의 스위스 금융회사 BZ 그룹이 매물로 내놓았던 것이다.

로슈는 의결권이 있는 무기명 주식 외에 의결권이 없는 보통주가 7억260만주나 돼 이중 주식구조를 가진다. 따라서 노바티스는 로슈 전체 발행 주식으로는 지분이 3.7%에 불과하지만, 의결권 주식의 20%를 차지해 로슈의 2대 주주로 부상한다. 현재 최대 주주는 의결권 주식의 50.1%를 보유한 창업자의 후손 호프만과 웨리-호프만家이다.

로슈는 최근 항비만제 제니칼의 매출 부진, 신제품 개발라인의 빈약 등으로 두자릿수 성장이 보통인 업계에서 매출 하락이란 불명예를 감수해야 했다. 작년 제약부문 매출은 1% 증가에 그쳤고 금년 1분기에는 2% 감소, 주가가 1/3 폭락한 상태이며, 세계적으로 최대 12%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18개월간 로슈가 수세적인 합병에 내몰릴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이번 지분 인수가 “장기적이면서 성격상 전략적인 금융 투자”라는 노바티스 댄 바셀라 CEO의 말은 이러한 전망을 더욱 증폭시킨다. 양사가 합병하면 연 매출액이 200억 달러를 상회, 화이자, 그락소스미스클라인과 3강 체제를 형성하게 된다. 성장에 한계가 있는 유럽시장을 넘어 미국 기업과 합병하는 편이 로슈에게 유리하지만, 해외 합병이 쉽지도 않을뿐더러 이도 이제는 2대 주주로 부상한 노바티스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게 됐다.〈허성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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