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쓴 글 중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라는 글이 있는데 이는 사람이 먼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번 서울도협회장 선거에서 한상회 회장은 재선에 성공했다. 한상회 회장은 이미 3년이라는 세월을 걸어왔고 이제 또다시 3년이라는 세월을 걸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흔히들 한국인들의 성격을 말할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냄비근성'이다. 순간적으로 넘칠 듯 끓어올랐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쉽게 열기가 가라앉는 습성을 표현한 말인데 우리나라의 냄비근성은 큰일에게서나 작은 일에게서나 상견되는 일이다.

이번 선거에도 어김없이 소리없는 곳에서 고통을 받는 중소도매업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거론됐다. 지난 선거에도 지지난 선거에서도 중소도매 애로사항은 선거의 핫 이슈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매번 선거에서 중소도매 고통 해결은 항상 표가 많은(?) 것은 감안해 모든 후보들이 떠들어 대고 있는데 이는 표가 몰릴 만하면 자신의 생각은 한 발 물러서고 어느 쪽으로 줄을 서는게 유리할까 그 생각만 하는 듯하다.

또한 회원사들간의 화합을 강조하고 협회·도매업계가 살아갈 길은 단합과 단결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이번 회장단 구성을 볼때 약간은 의아한 생각이 든다.

물론 회무의 연속성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강조하던 회원사간의 화합을 위해서는 자기 사람을 챙기는 것보다는 패자의 사람을 챙길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할 때라고 본다. 특히 이번 박빙의 선거 결과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오바마가 그러했다.

180곳 회원사 중 절반에 가까운 83곳이 한상회 회장의 반대 입장에 섰다. 한상회 회장이 3년간 회무를 운영하고 회원사간의 단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83곳의 회원사들의 민심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