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사장이 한국AZ에서 한국와이어스로 새 둥지를 튼 때는 지난해 5월. 사측의 공식 발표가 이어지나 내부적으로는 환영하는 분위기보단 걱정과 우려의 분위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 사장의 경우 이른바 ‘이승우 라인’을 갖고 가면서 강력한(?) 인적쇄신과 동시에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거는 인물로 업계에서 평가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다 다를까, 취임 2달여 만인 7월 노조와의 갈등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매년 갖는 수련회를 사측이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불허하면서 노조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접수한 것. 이때부터 노-사간의 갈등이 수면위로 점점 떠 오르기 시작한다.

노측의 우려가 현실이었을까(?) 이 사장은 취임 4개월 만인 9월, 내부 승진 2명, 외부인사 6명을 포함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다. 본격적인 이승우 라인(?)이 구축된 것.

노측은 즉각 반발했다. 노측은 사측의 일방적 인사와 수련회 불법 매도, SMTP(중간관리자 시험제도)등 철회를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간다.

노측은 사측의 일방적 행태에 대해서 적극 언론에 알리면서 지노위, 중노위까지 항소하면서 자신들의 억울함을 업계에 적극 전달한 동시에 파업 투쟁 강도를 점점 높여 간다.

이러던 중, 노-사 선후배들과 술자리에서 노조 폭생사건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맡는다. 사측간부가 노측 간부를 폭행한 것. 위기 의식을 느낀 이 사장은 즉각 언론을 통해 공식 사과를 표명하고 사태 수습에 들어간다.

노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 졌다’며 삭발투쟁, 강원도 잠적시위에 이어 옥외 파업이라는 강경 카드를 빼 들고 사측을 더욱 압박한다. 그러던 중 12월 지노위에 이어 중노위에서도 노측이 주장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기각판정이 내려진다.

그렇게 좀처럼 접전을 찾지 못할 것 처럼 보였던 노사간의 타결소식이 새해벽두에 전해졌다. 노측이 그동안 강하게 주장해 온 기본급 18%인상안에서 한 발짝 물러나, 9.3%의 사측의 입장을 전격 수용 한 것.

양측 모두 파업이 장기화 될 시 회사의 이미지와 파업으로 인한 의약품 수급 차질이 현실화 될 경우 서로 득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서로 한 발짝 물러서 전격 합의한 것.

표면상으로는 노사가 양 손을 맞 잡았지만 서로간의 앙금이 해소될 때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파업으로 인해 서로 믿지 못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노사는 분명 알아야 한다. 노측은 사측의 고유 인사권을 인정해 줘야 한다. 인사권은 사장의 고유 권한이다. 사장의 인사권을 부정한다는 것은 그 사장을 믿지 못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측은 노측의 주장에 대해서 진심으로 헤아려 주고, 귀 담아 들어야 한다. 파업 초기 사측이 노측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진실성을 갖고 그들의 입장을 들어 줬더라면 이렇게 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한 노측 간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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