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예상매출 504억달러로 제약사 중 최고

‘아바스틴’ 등 항암제 활약에 이어 항당뇨신약 7개 개발

로슈(Roche)가 항암제에 이어 항당뇨제 시장까지 공략하면서 세계 최대의 제약사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기관인 EP 밴티지(EP Vantage)는 최근 로슈의 2012년 예상매출을 세계 제약사 중 최고 수준인 504억4800만달러로 예측한 바 있다. 이같은 전망을 증명하듯, 올해 개최된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와 당뇨협회 컨퍼런스에서 단연 주목된 것은 로슈의 제품들이었다.

임상종양학회 발표에서 ‘아바스틴’(Avastin, bevacizumab)은 대장암에 대해 기존 임상결과보다도 환자의 생존기간을 2년이나 더 연장시켰고, 유방암에서도 효과를 증명했다. 이같은 뛰어난 효과를 기반으로 작년에만 41%의 매출 증가율을 보인 아바스틴은 올 상반기에도 연이어 매출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로슈의 주가를 크게 올려놨다.

당뇨협회에서도 로슈의 3상 항당뇨제인 ‘타스포글루티드’(taspoglutide)가 주 1회 투여만으로 동일계열 경쟁후보인 ‘바이에타 LAR’(Byetta LAR, exenatide)와 맞먹는 효과를 보여 기대주로 떠올랐다. 특히, 인간 GLP-1 유사체인 만큼 분자 크기가 더 작아 투여가 편리하며 부작용이 적고 체중감량 효과까지 있어 유망하다.

이처럼 그동안 각종 항암제의 활약으로 2004년 이래 이윤이 20% 이상 급성장한 바 있는 로슈는 이제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1차 의료 분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로슈는 현재 7개의 항당뇨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아반디아’(Avandia, rosiglitazone)와 동일계열이지만 두개의 PPAR 수용체를 타깃으로 함으로써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심장문제까지 줄여주는 제제도 있다. 아울러, HDL을 높이는 CETP 저해 콜레스테롤약 ‘R1658’도 3상 개발하고 있는데, 2상 임상결과 혈압상승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등 안전성이 우수해 향후 최대 40억달러의 매출이 기대된다.

이같은 개발성과에 따라 로슈의 CEO인 세버린 슈완은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신약승인심사가 까다로워지고 있지만 로슈는 혁신적인 치료제를 내놓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제약산업의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혈신적인 약과 진단제품을 가지고 나온다면 수요가 있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제약사들이 제네릭, 소비자 건강제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데 대해 로슈는 그럴 필요성을 못느끼므로 제약과 진단에 계속 집중할 방침을 밝혔다. 또, 가격압력이 더욱 심해지겠지만 해결책은 비용절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임상 데이터로 치료제의 가격을 정당화하고 적응증을 확대해 나가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성과와 자신감은 혁신적 신약에 대한 관심과 활발한 투자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슈는 올해 연구개발 비용을 제약업계 최고수준인 95억달러로 책정, 전년보다 42%나 증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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