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본' ‘감마가드’ 등 ‘구약이 명약’

미국 신경학회 발표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고무적인 임상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20~30년간 다른 적응증으로 사용돼 왔으나 새롭게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재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메디베이션(Medivation)은 최근 ‘다임본’(Dimebon)의 3상 임상 결과를 미국 신경학회를 통해 발표했다. 다임본은 원래 1980년대 초 러시아에서 승인된 항히스타민 알레르기 치료제였으나, 2000년 동물시험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의 가능성이 발견된 후 재조명됐다.

경·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 183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실시된 임상에서 정신기능 검사와 간병인대상 조사 결과, 다임본 치료환자의 81%에서 질환이 개선되거나 안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지기능(ADAS-cog) 검사에서 11개 항목 중 기억, 행동, 언어 등의 9개 분야에 상당한 개선이 있었으며, 시간·장소 인지와 같은 복잡한 기능도 나아졌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이같은 효과에 따라 치료 6개월 후 다임본 투여환자를 돌본 간병인은 환자간호에 하루 평균 3.9~4.4시간을 소비하게 돼, 대조군 간병인의 5.1~5.4시간에 비해 평균 51분 줄어들었다.

이에 메디베이션은 현재 ‘아리셉트’(Aricept, donepezil), ‘라자딘’(Razadyne, reminyl), ‘엑셀론’(Exelon, rivastigmine)과 같은 콜린에스테라아제 저해제는 질환을 지연시킬 뿐 막지는 못하지만, 다임본은 초기 임상결과 뉴런을 생존시킬 뿐만 아니라 다시 건강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2010년 승인신청을 목표로 이번 2분기에 또다른 3상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며, 경·중등도 헌팅턴병 치료제로도 2상 임상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스터(Baxter)도 신경학회를 통해 면역글로불린 치료제인 ‘감마가드’(Gammagard)가 경·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을 개선시켰다는 2상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감마가드는 인간 혈청에서 유래돼 면역결핍질환의 항체 대체용으로 30년 이상 사용돼 와 안전성이 증명된 상태다.

임상에서 16명의 환자에게 감마가드를, 8명에 위약을 투여한 결과 6개월 후 감마가드 치료환자는 전반적 임상개선도(ADCS-CGIC)가 0.25점 개선된 반면 위약치료환자는 1.25점 악화돼 1.52점의 차이를 보였다. 또한, 인지기능(ADASCog) 점수도 감마가드 치료군이 2.61점 개선된 반면, 위약치료군은 -0.38점 악화됐다. 아울러, 감마가드 투여군은 행동장애도 개선됐으며, 척수의 항아밀로이드 항체 수치가 높아지면서 혈류의 베타 아밀로이드가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FDG-PET 촬영을 통해 뇌의 대사를 검사했을 때도 해마, 두정후두-측두 피질, 시상 등의 대사율이 위약군에 비해 16% 더 높아졌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박스터는 올해 말 3상 임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반면, 그동안 기대를 모아왔던 와이어스(Wyeth)-엘란(Elan)의 알츠하이머 백신인 ‘ACC-011’은 최근 2상 임상 중 1명의 환자에서 피부 부작용이 발생해 FDA가 추가정보를 요청함에 따라 임상이 중단됐다. 그러나 또다른 신약후보인 ‘바피노주맙’(bapineuzumab)에 대한 3상 임상은 이와 무관하게 계속될 예정이다. 그밖에도 엘란의 ‘ELND005’와 GSK의 ‘PRX-03140’이 2상, 미리어드(Myriad)의 '플루리잔'(Flurizan)이 3상 개발 중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