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중의학·침술 선호-복잡한 유통망 및 뇌물관행도 장애

중국 제약사들이 미국시장을 급속도로 점령하고 있는 반면, 서구 제약사들의 중국시장 침투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수년간 다국적제약사들이 중국 투자·진출을 확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수천년간 이어져온 중의학·침술 등을 저렴하면서도 독성·부작용이 적다며 선호하기 때문.

최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상해 대형약국의 1층에는 각종 한약제가 진열돼 있는데 비해 서구 브랜드 의약품 및 제네릭은 2층으로 밀려나 있으며, 와이어스의 칼슘제인 ‘칼트레이트’(Caltrate)는 통지탕(Tongjitang)의 식물성 생약인 ‘지안링 구바오’(Xianling Gubao)와, 화이자의 '리피토'(Lipitor, atorvastatin)는 쉥하우(Shenghuo)의 전칠삼 제품과 경쟁하고 있다.

중국진출의 또다른 어려움은 복잡한 유통망으로, 각 주나 대도시마다 각자의 도매망·체인이 존재하고 있어 제약사들은 의사의 처방을 얻기 위해 관행적으로 권유비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병원이 의약품의 80%를 판매하기 때문에 치열한 입찰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중국에서 미국 제약사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베이징 메드-팜은 몇몇 중국 제약사의 경우 제조비용이 매우 낮기 때문에 명품시계, 가족 해외여행 등 비싼 뇌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뇌물에 합법적으로 대항하기 위해 서구 제약사는 의사를 의료 컨퍼런스나 임상시험에 참가시키고 있다.

이같은 어려움 때문에 화이자의 경우 지난 15년간 중국에 5억달러를 투자했으나, 작년 6월까지 연간 매출은 21% 증가한 2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993년부터 중국에 4억달러를 투자했으며, 특히 지난 5년간 '로섹'(Losec, omeprazole), '이레사'(Iressa, gefitinib) 판촉을 위해 영업력을 1700명으로 4배 증가시켰다. 그 결과 로섹은 작년 6월까지 연간 6300만달러의 매출로 중국 최대의 브랜드 처방약으로 등극하게 됐다.

현재 중국인의 1인당 의약품 구매비용은 연간 평균 10달러로 미국인의 900달러에 비하면 매우 적지만, 9000만명의 비만인구, 공기오염 및 3억5000만명의 흡연자로 향후 암·폐질환·천식환자 등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특히 이미 3억명에 달하는 중산층만해도 미국 전인구와 맞먹으며 향후 3년간 중산층이 두배로 증가할 전망이라는 점에서 다국적 제약사에는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주목되고 있다.

한편, 중국 제약산업은 현재 650억달로 규모로 연간 2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대미 수출도 2배 증가하는 등 미국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특히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독시사이클린’(doxycyclin)과 같은 항생제는 더 이상 서구에서 생산되지 않아 중국·인도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며,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의 1/3도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밖에 중국은 비타민, 항생제, 효소 등의 시장에서도 상당한 점유를 차지한 상태이다. 반면, 미국 FDA는 중국에 714개의 제조시설을 허가했으나 작년 이에 대한 조사는 단 13회 이루어지는 등, 심사 및 감시가 허술하다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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