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賞 50여종 수여…주요업체에 편중

화장품관련 각종 시상식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지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한해동안 국내 화장품사와 각 브랜드에 주어지는 상은 50여개나 된다.

이것은 정부 공공기관과 법인단체 그리고 언론사와 기타 사설 민간단체가 지정하고 있는 모든 상을 포함한 수치로 월별 통계로 보았을 때 한달에 약 5개의 상이 브랜드 또는 회사에 수여되고 있다는 것. 이들 상들의 명칭은 산업디자인대상, 브랜드 파워, 각종 일간지 광고대상·히트상품 선정, 생산 혁신상 등 화장품 제조 및 판매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주어지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이렇게 많은 수의 상이 몇 군데 업체에만 편중되고 있다는 것과 나아가 범람하는 상들 가운데는 집계 경위와 선정 기준이 모호해 공신력을 믿기 어려운 것도 상당수 있는 까닭에 자칫 소비자를 현혹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태평양, LG생활건강, 한국화장품, 코리아나, 나드리 등 주요 업체들이 받은 상은 약 40여 품목에 달해 전체 시상의 대부분에 이들 주요업체가 선정되는 사례를 보였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 너무 많은 상이 나돌아 주요 업체의 브랜드 가운데 어지간한 상 한 두개 못 받은 것이 없으며 특히 태평양과 LG생활건강의 경우 중앙, 한국, 조선일보 등 일간지와 각종 스포츠 신문의 히트상품, 브랜드 파워, 광고,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수십 종의 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물론 시상을 하는 목적은 우수한 제품을 격려해 업계 발전을 돕는다는 좋은 취지가 있으나 지나치게 많은 수상은 오히려 상의 본질적 의미를 퇴색시키며 희소가치가 떨어져 부정적인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중견화장품사의 한 브랜드 매니저는 “시상을 통한 장려책이 업체의 규모, 매출액 등과 깊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공신력과 연구결과 등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상은 중견업체와 바이오 벤쳐사에게도 주어지는데 그 외의 상은 주요업체 외의 회사에게는 냉정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요 업체들은 한달이 멀다하고 수상 발표를 해 소비자들에게 품질력을 어필하지만 실제 주어지는 상 가운데는 광고부문, 마케팅, 용기 디자인 등 실제 제품의 품질과는 별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제품 자체의 효능이 뛰어나 수상을 한 듯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화장품계의 시상 거품이 하루빨리 빠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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