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업체 증가·특소세 인하 등 영향

수입 향수가 연말 연시를 맞아 백화점, 할인마트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향수 수입사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외국 유명 브랜드가 다양하게 수입되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늘려 놓았고 지난 11월 향수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10%에서 7%로 감소됨에 따라 향수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 테러와 경제 침체로 인한 불경기에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른 화장품 제조·수입사들의 대처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신상품 세트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으며 매장 뿐만 아니라 점두, 노상 판매 등에도 화장품을 쏟아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이달 들어 대형 백화점서 특히 강세를 보이는 제품은 여성용 크리스찬 디
오르의 '리멤버 미' 구찌의 '러쉬 2' 돌체&거버너의 '베이비 돌' 등과 남성용에는 '불가리' '로딧세이' '겐조' 등으로 대부분 프랑스 수입품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 화장품·향수가 작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해 수입화장품이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어 국내화장품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들 수입화장품 가운데는 터무니없이 비싼 제품도 있어 과소비를 조장하는 동시에 향수가 사치품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실제로 수입향수 가운데는 이른바 '명품'이라는 이름아래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브랜드도 있으며 수입사 측의 마케팅 전략 역시 일부 부유층만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사치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화장품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전체 화장품시장에서 향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까지는 미비하지만 매년 시장규모가 급격히 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하고 “문제는 향수시장을 이미 수입품이 석권하고 있어 국산품이 틈새를 파고들기가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수백년의 역사와 기술력을 자랑하는 외국사와 경쟁하는 자체가 무리”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국산 향수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수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체 기술력 구비를 위한 선진국과의 기술 교환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나 완제품 수입사만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 무역정세와 수입확대를 조장하는 정책 속에서 국산 향수의 전망은 캄캄할 뿐이다”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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