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스타·셀센트리 이어 아이센트레스도 승인 눈앞

FDA, 조건부 조기승인 잇따라

미국에서 에이즈바이러스(HIV) 치료제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 FDA는 지난달 초 화이자(Pfizer)의 신계열 HIV 치료제 ‘셀센트리’(Celsentri, maraviroc)에 대해 가속승인을 내준 데 이어, 지난주에는 FDA 자문위원회가 머크(Merck)의 ‘아이센트레스’(Isentress, raltegravir)에 대해 만장일치로 가속승인을 권고했다.

가속승인이란 치명적인 질환에 대해 신약이 기존 치료제보다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경우 우선적으로 승인을 허가하는 프로그램. FDA는 최근 기존의 약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 에이즈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있는 제품이라도 조건부로 조기시판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아이센트레스는 빠르면 내달 중에 승인을 취득할 수 있을 전망이어서, 시판되면 셀센트리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아이센트레스는 최초의 통합효소 억제제 계열의 치료제로, HIV의 DNA가 인간 DNA로 침투할 때 사용하는 통합효소를 저해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증식 및 감염을 막는다. 복용하면 암 발생위험이 증가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자문위원회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 미치는 이점이 크다고 판단하고 가속승인 권고를 내렸다.

지난달 초에 승인된 셀센트리는 최초의 CCR5 수용체 길항제 계열 치료제로, HIV가 세포에 침입하는 것을 막아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새로운 타입의 약제이다. 백혈구 표면 단백질의 모양을 변형시켜 감염통로로 사용되는 CCR5 수용체를 차단하고 T-세포 수를 증가시킴으로써 작용한다.

셀센트리는 간독성 위험 및 심장발작 가능성과 관련하여 블랙박스 경고조치를 받았으며, 향후 완전히 승인을 받기 위해 48주 이상의 장기 데이터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이미 시판되고 있는 존슨앤존슨(J&J)의 단백분해효소 억제제 '프레지스타'(Prezista, darunavir)는 이전 치료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노비어’(Norvir, ritonavir) 및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와의 병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프레지스타 역시 유럽에서는 완전승인을 얻을 때까지 매년 추가적인 데이터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승인된 바 있다.

이 외에도 J&J는 비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NRTI) 계열의 HIV 치료제 ‘TMC125’(etravirine)의 개발도 추진 중이다.

TMC125는 HIV 증식에 필요한 단백질을 차단함으로써 작용하며, 최근 임상에서는 프레지스타와의 병용으로 상당한 바이러스 감소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J&J는 수개월 안에 미국에서 TMC125의 승인을 신청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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