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매업체들을 만나면 약국 백마진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고 다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죽했으면 업체를 고발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으니 이 문제가 이제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 업계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근한 예로 약국 백마진에 따른 회계 처리를 위해 무자료 거래를 했던 도매업체들이 걸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입억원까지 세금 추징을 당하게 되고 일부 업체들은 부도라는 최악의 경우까지 당하게 됐다.

이에 한국의약품도매협회는 지난 7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발표를 하고 약국 백마진 문제 등 도매업계 현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하지만 약국 백마진이 심각하다는 인식만 공유한채 두달이나 지난 지금 위원장 선출은 고사하고 아직 문제 해결점을 찾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논어에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也)라는 구절이 있는에 이는 충신과 간신은 쉽게 구별하기 힘든 법이어서 세상이 혼탁하고 나라가 위급한 지경에 빠진 이후에야 진정한 충신과 간신을 구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도매협회의 고민이 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다들 약국 백마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는 꿀먹은 벙어리마냥 남의 집 이야기인 것처럼 행동하니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약국 백마진 문제는 도매협회가 혼자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이며 도매업계의 발전을 위해 많은 회원사들이 의지를 보이고 움직여야할 의무인 것이다. 위기속의 도매업계가 약국 백마진이라는 의제를 놓고 뜻을 모았다면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