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두암, 구강성교로 인한 HPV 감염이 주요원인

美 M.D. 앤더슨 암센터

머크(Merck)의 자궁암 백신 ‘가다실’(Gardasil)이 구인두암 예방을 위해 젊은 남성에게도 접종돼야 함을 시사하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의 에리히 스터지스 조교수 등 연구진은 다양한 연구를 검토한 끝에 많은 남성의 구인두암이 인유두종바이러스(HPV)로 인한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암(Cancer) 저널 10월호를 통해 발표될 예정.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흡연율 감소로 두경부암 발생이 줄어들었으나, 45세 이하의 남성 가운데서 편도선암이 4%, 설암이 2% 증가하는 등 구인두암만이 예외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전에는 두경부암은 80~90%가 음주나 흡연이 원인으로 추정돼 왔으나, 지난 5년간 앤더슨 암센터에서 치료받은 인후암 환자의 35%가 흡연경험이 없었으며 또한 이들의 90%가 HPV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HPV가 이들 암의 주요 원인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의 100명의 구인두암 환자와 200명의 건강한 성인을 비교한 결과, 환자의 72%에서 HPV-16이 발견되고 6명 이상의 구강성교 파트너를 가진 사람이 특히 위험한 것으로 나타난 존스홉킨스대의 연구를 예시하며, HPV 관련 구인두암의 증가가 젊은 남성 가운데 구강성교가 증가하는 추세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연구에서는 HPV 가 음경, 항문, 질의 암과도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연구진은 여성만이 HPV 백신을 접종받는 것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구인두암의 예방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며, 이같은 백신이 시급히 남성에게도 시험돼 아직 성적 경험이 없는 젊은 남성에게 권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크 또한 현재 16~23세의 남성에게 가다실의 효과를 시험하고 있으며, 내년에 발표될 임상결과를 근거로 FDA에 적응증 확대를 신청할 계획이다. 가다실은 이미 한국, 유럽,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10대 남성에게 접종이 허가돼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7억2300만달러가 판매된 가다실이 향후 30억달러이상의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세계 각국에서 어린 여성에 대한 가다실 의무접종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 남성에게까지 접종이 확대되면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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