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2C9’ ‘VKORC1’ 변이땐 저용량 고려…개인맞춤 치료 '진일보'

FDA, 라벨변경 승인

미국 FDA는 '쿠마딘'(Coumadin)으로 판매되고 있는 항응고제 '와파린'(warfarin)에 대해, 처방시 초기 용량을 측정하는데 유전자 검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라벨변경을 승인했다.

개정된 라벨에 따르면 유전검사 결과, 와파린의 체내 대사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인 ‘CYP2C9’와 ‘VKORC1’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일반 용량만으로도 출혈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처방 시 저용량이 고려돼야 한다.

와파린 반응 유전자 검사의 비용은 125~500달러(한화 약 12만~48만원)이며, 검사기 제조사로는 미국의 클리니컬 데이터(Clinical Data Inc), 킴벌 지네틱스(kimball Genetics) 등이 있다.

이번 라벨변경은 작년 11월 FDA의 경제적 분석 결과, 이같은 유전자 검사가 널리 사용되면 연간 심각한 출혈 부작용 8만5000건 및 뇌졸중 1만7000건을 예방하고 11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결정이며, 곧 제네릭 와파린에도 라벨 변경이 뒤따를 예정이다.

와파린은 미국에서만 매년 200만명이 새롭게 처방받고 작년 처방건수가 3000만건을 넘는 등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용량이 너무 낮으면 혈전을 예방하지 못하고 너무 높으면 치명적인 출혈을 일으키는 등 환자의 1/3이 제대로 대사시키지 못해 매년 4만3000명이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찾고 있다.

한편, 이번 라벨변경에 대해 FDA 임상 약리학부의 디렉터인 레리 레스코는 “개인맞춤 치료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주류로 편입돼, 매일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사용하는 제품의 주요 요소로 인식되게 됐다”고 평했다. 이미 대장암, 백혈병 등 각종 항암제의 처방정보에는 유전자 검사가 포함돼 있지만, 와파린과 같이 널리 이용되는 치료제에 적용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와 관련, 와파린에 대한 유전자 검사가 일반화될 경우 '푸로작'(Prozac, fluoxetine), '메트포민'(metformin) 등 다른 유명 치료제에 대한 유전자 검사 개발도 촉진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하버드대 연구진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알부테롤'(albuterol) 등에 대한 치료결과를 예측할 수 있음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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