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구호 그쳐…'서비스 승부' 인식변화 필요

도매업계가 약국에 제공하는 처방약 마진문제로 딜레마에 빠져있다.

문전약국 위주로 처방약 마진영업을 해왔던 에치칼 도매상들이 이제는 동네약국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고, 여기에 동네약국 만큼은 빼앗길 수 없다는 OTC주력 도매상들도 에치칼 도매상들과의 경쟁을 위해 약국마진폭을 높여가고 있다.

약국거래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 몇 퍼센트(%)의 마진이라도 약국에 주지 않고서는 유지할 수없게 됐으며, 이로 인해 그 어떤 도매상도 약국마진 제공 부분에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따라 서울시도협 남부분회(회장 성용우)는 지금과 같은 영업행태가 계속된다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심각성을 토로하고, 에치칼 도매업계와 협의를 통해 어느 시점부터 약국마진을 일시에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동안 약국에 주었던 것을 중단한다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이런 방법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은 분위기라도 잡아 약국마진폭이 확대되는 것을 줄여보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또한 서울시도협은 회원사의 설문조사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업체를 심평원에 제보하겠다는 처방을 내놓았다. 이 또한 가시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묘안은 아니다.

자칫 회원사간 불신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도매사장은 “시장자체가 혼탁한 상황에서 과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시도협 동부분회(회장 한상회)는 11월 월례회를 통해 “제약사로부터 어렵게 받은 마진을 약국에 제공하지 말자”고 결의했다. 그러나 그때 뿐이다. 이는 분업이후 약국시장에 있어 서비스 경쟁이 아닌 첫 단추부터 마진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대다수의 인식변화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물줄기를 돌린다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94년 쥴릭 진출 당시부터 쥴릭과의 경쟁력을 위한 노력에 힘써왔다면 최근의 쥴릭 사태의 아픔을 경험하지 않아도 됐던 것처럼 지금이라도 '쥴릭 교훈'을 되새겨 가격보다는 제약업계가 원하는 서비스 강화로 승부를 거는 도매업계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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