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 vs 병용 12.2% 떨어져…혈중 칼륨수치 상승 우려

美 버밍엄대학 연구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안지오텐신2를 차단하는 항고혈압제인 ‘라실레즈’(Rasilez, aliskiren)와 ‘디오반’(Diovan, valsartan)을 병용하면 더욱 큰 혈압강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버밍엄대학의 수잔 오파릴 박사 등 연구진은 1797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이를 확인했다고, 최근 ‘란셋’(Lancet)을 통해 발표했다.

안지오텐신2는 혈관을 좁혀 혈압을 높이는 혈액 분자로 디오반은 안지오텐신이 작용하는 수용체를 차단하는 한편, 라실레즈는 안지오텐신2가 생산되는 분자적 통로를 봉쇄함으로써 작용한다.

연구진은 환자를 4그룹으로 나눠 4주간 디오반·라실레즈를 단독 또는 병용으로 복용시키거나 위약을 투여하고 다음 4주 동안은 각각의 용량을 두배로 증강시켰다.

그 결과, 혈압은 라실레즈 단독군에서 9%, 디오반 단독군에서 9.7%, 위약군에서 4.1% 하락한 반면, 병용군에서는 12.2%나 떨어져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단, 병용군에서는 단독군에 비해 혈중 칼슘농도가 일정치 이상 상승한 환자가 2배 더 많은 등 마비·심장정지의 부작용 우려가 있어, 치료 시작부터 칼륨수치를 측정해야 하며 처방은 합병증 등 특수한 치료가 요구되는 일부의 경우로 제한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오파릴 박사는 어느 정도의 칼륨수치 상승은 대부분의 항고혈압제에서 관찰되며, 이번 연구에서는 위약군에서도 병용군과 비슷한 정도의 상승이 관찰된 데다가 병용군에서 위험할 정도로 수치가 올라간 18명중 12명은 재검결과 정상으로 나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새로 진단된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두 항고혈압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비싼 가격 때문에 어렵겠지만 심장 비대증, 신장질환, 당뇨 등 특수한 환자는 강력한 안지오텐신 차단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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