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애보트 진단사업부 인수 무산

벤타나, 로슈 적대적 인수안 거부

세계 제약업계가 인수·합병(M&A)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애보트(Abbott) 진단사업부 인수가 무산된 데 이어, 미국 의료진단기기 회사인 벤타나 메디컬 시스템즈(Ventana Medical Systems)는 로슈(Roche)의 인수제안을 거부했다.

GE는 올해 1월 애보트의 체외진단약 사업과 과거 ‘이-스타트’(i-STAT)로 잘 알려져 있던 ‘포인트 오브 케어’(Point-of-Care) 진단사업을 총 81억3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두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지난해 약 27억 달러.

하지만 최종조건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에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자, 양사는 인수합의를 취소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애보트가 진단약 공장에서 제조되는 제품이 법정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FDA의 경고를 받은 점이 이번 인수 무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보트 진단사업부 인수를 둘러싸고는 GE측의 일부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인수금액이 높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벤타나는 로슈가 30억달러에 제안한 인수안을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거부하기도 했다.

벤타나는 암이나 감염증 진단과 관련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2억8900만달러.

벤타나 이사회측은 “암 검사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주당 75달러라는 인수제안은 충분한 조건이 아니다”라며 거부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로슈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대해 강력 대처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로슈는 “벤타나가 교섭을 거부할 경우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새롭게 선임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벤타나의 주가가 로슈가 제안한 인수가보다 상승하자, 로슈가 인수조건을 상향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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