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산소 환경 번성 '노비균' 대형종양 절반 제거

미국 존스홉킨스大 시드니킴멜암센터 과학자들이 대형 진행성 종양을 선택 파괴하는 박테리아를 개발했다.

대형 종양에는 흔히 혈액 공급이 빈약해 산소가 결핍된 부위들이 있으며, 산소 결핍은 화학요법, 방사선치료와 같은 재래식 치료의 효과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종양에 유리하다. 그러나 존스홉킨스大의 버트 보겔슈타인 박사 등 연구팀은 이러한 가혹한 조건을 활용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27일자에 보고했다.

이는 산소 결핍 환경에서 번성하는 박테리아로 대형 종양을 공격하는 방법이다. 요는 이들 종양을 내부에서 박테리아를 이용해 선별 공격하면서 외부에서는 화학요법으로 협공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수많은 박테리아 종을 체계적으로 선별한 끝에 핍산소 환경에서 번성하면서 동시에 주변 종양 세포를 파괴하는 노비균(Clostridium novyi)이란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노비균은 포자 형성 박테리아로, 보통 토양과 먼지에서 발견되며 동물에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독소를 함유한다.

이들 박테리아를 유전 조작해 독성 유전자를 제거함으로써 정상 동물에 무해하게 만든 다음, 박테리아의 포자와 재래 화학요법제를 인간 결장암 세포가 이식돼 대형 종양을 형성한 쥐에 주입했다.

그 결과 초대형 종양을 포함해 치료 종양 가운데 절반 이상이 24시간 이내에 완전 파괴됐다. 종양은 분해돼 검은 반흔으로 변했지만, 주변의 건강한 조직은 온전했다. 종양 반흔은 이후 2주에 걸쳐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에 건강한 조직이 생겨났다는 보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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