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저

아름다운사람들 | 2010-11-25 | 18000원

이 책은 세계적 클래식 작곡가 43인의 명곡에 대한 115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안에는 클래식의 문외한이라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음악가와 음악에 대한 배경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의 초보는 초보대로, 조예가 깊으면 깊은 대로 음악적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내용들을 단계별로 담고 있다.

주변 환경, 시기에 따라 제각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클래식 음악은 풍성하게 차려진 한 끼 식사와도 같다. 하지만 잘 차려진 음식도 먹는 법을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법. 클래식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듣기만 했을 때에는 알 수 없었던 클래식 음악의 정수는 그 곡이 담고 있는 사연 속에서 나온다. 작곡가가 처해 있던 시대, 문화, 사회적 배경을 알게 되면 작곡가의 내면세계에 근접할 수 있어 곡을 듣는 즐거움은 배가되고, 같은 음악이라도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클래식의 독특한 빛깔들을 계절별로 분류해 놓아 클래식을 듣고 느끼고, 마치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듯하다. 또한 각각의 곡이 품은 굴곡진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전해 준다.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기까지 했던 슈만과 클라라의 운명적이고도 치열한 사랑의 과정, 말러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분위기를 지닌 유일한 작품인 교향곡 제6번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작곡됐다는 사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미처 다 작곡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뒤 어떻게 완성된 작품이 나올 수 있었는지, 바흐가 작곡해 프리드리히 대왕에게 헌정한 음악은 한 번도 연주되지 않았다는 사실 등 누구나 흥미를 느끼는 이야기들로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써 내려갔다.

더불어 책을 읽으면서도 귓가에 음악이 스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세심하면서도 자상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음악적 영혼과 교양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

이 책은 사람들이 평생을 살면서 만날 수 있는 클래식 음악가와 음악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한 권에 담고 있다. 그래서 누구나 이 한 권만 읽으면 클래식 음악의 모든 교양을 구체적으로 갖출 수 있어서 효과적이다. 또한 그 음악이 가지는 선율에 따라 계절별로 들을 수 있게 친절한 분류와 들을 만한 음반도 소개하고 있다.

필하모니아(philhamonia), 이는 ‘조화로운 세상’ 혹은 ‘조화를 사랑하는 세상’이라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이다. 음악의 세계는 음들의 수평적인 선율과 수직적인 화음이 ‘조화’되는 세상이다. 조화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저자는 아이들의 건강을 돌보고 치료하는 의사이면서도 콘서트 애호가로 연주회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손에서 바이올린을 놓지 않았으며, 의사 신문에 매주 ‘클래식 스토리’를 연재했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의사 신문에 연재했던 클래식 스토리를 다듬고 보강해 엮은 것이다.

누구보다도 독자를 생각하며 쓴 이 한 권의 책으로 그동안 클래식에 느낀 모든 갈증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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