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내에는 의료법 28조에 의거하여 자격정지 처분 요구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게 되어있다. 또한 의료법제66조 따라 윤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요구할 수 있고, 보건복지부장관은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자율징계권이 중앙회에 일부지만 주어지게 되었다.그런데 과연 각 중앙단체 등이 자체 징계를 결정하고 복지부장관에게 징계를 요청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타 중앙회는 논외로 하고 의사협회의 문제만 다루어 보았으면 한다. 윤리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어찌하면 훌륭한 덕을 갖출까 생각하고, 소인은 어찌하면 편히 살 것인가 생각한다. 군자는 어찌하면 바르게 살까 생각하고, 소인은 어찌하면 돈을 많이 벌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대 사회에서 군자는 성인과 같은 일종의 도덕적 영웅이고, 소인은 그런 영웅의 인도를 거부하고 나아가 공동체의 위기를 증폭시키는 존재였다.현대에서 고대의 도덕적 영웅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 그런 높은 기준을 따라 갈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도덕적 영웅은 존경받을 만한 존재이지만 모두가 영웅이 될 수는 없다. 그렇
120년 전 선교사들에 의해서 설립된 의과대학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41개 의과대학이 있다. 작은 나라에 이렇게 의과대학 수가 많은 것은 정치권에서 국민의 표를 얻을 목적으로 의과대학 설립을 허가해 준 것과 일부 의료재벌세력이 영리 목적으로 의과대학 설립에 뛰어든 결과가 한 몫을 하고 있다.최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의과대학을 새로 만들어 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잘 맞지도 않는 통계수치를 내세우며 왜곡 해석하는 학자들과 배후세력들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의사 수 증원문제를 주제로 다루면서 의사들은 토론장에 부르지
내 몸은 나의 것일까?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동양에서는 근대까지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 하여 신체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기에 신체를 잘 보존해야 올바른 삶을 사는 것으로 생각한 시절도 있었다. 서양에서는 기독교적인 영향을 많이 받아 나의 몸은 나의 몸을 창조한 조물주의 소유라는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내 몸은 나의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그렇다면 자기 몸에서 떼어낸 조직을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자면 법적으로 자신의 것이 아니다. 영미법(common law, 축적된
2011년 2월 서울에서 ‘빅5’로 알려진 모 대학병원에서 ‘대퇴골 무혈성 괴사’ AIDS 환자의 수술을 거부하는 사건이 있었다. 1·2차 진료기관에서 해결하기 힘든 환자를 해결해주어야 할 3차종합병원에서 일어난 일이다.수술을 거부당한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인은 발길을 돌려 다른 대학병원에 가서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았다. 수술을 거부한 병원의 이유는 HIV용 특수 장갑이 없어 수술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사실은 HIV감염인 진료를 위한 특수 장갑이 국내에는
최근 급증하는 아동 성범죄를 포함한 성범죄 소식에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이런 성범죄를 방지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적 장치를 만드느냐이다.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크게 결과주의적 접근법과 규칙주의적 접근법이 있다. 결과주의(consequentialism)란 어떤 행위의 옳고 그름은 그 행위의 결과에만 전적으로 의존된다는 접근방식이다. 결과주의 대표적인 것이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을 옳은 것으로 평가하는 공리주의(utiltarianism)이다.결과주의 접근방식은 먼저 문제를 해결할 가능한 모든
최근 대선을 앞두고 때 아닌 의과대학 신설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OECD통계를 들먹이며 의사의 숫자가 절대 부족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그런데 이 분들이 주장하는 통계 자료와 해석을 보면 참 많이 어설프다는 느낌이 든다. 상식적으로 통계에 대하여 전문가가 아닌 상식적인 수준의 식견만 가지고도 최근 의대 신설 주장이 얼마나 우스운 주장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정책입안에 관하여 통계를 읽고 분석할 때에는 합리적인 해석이 키포인트다. 잘못된 해석에 근거한 정책입안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손해를 끼치기 때문이다.정책제안에 관하여 학자
1899년 ‘대한민국 의사 1호’로 김익남이 배출된 후 현재 41개 의과대학에서 매년 3500명의 의사를 배출하고 있다. 전체 의사들 중 92%가 전문의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다. 실제 진료를 하며 보험 청구를 하고 있는 의사 수는 7만8000명이고, 이들 중 5200명이 일반의이고, 5만9000여 명이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의사의 시대적 흐름을 볼 때 60년대 이후 20여년을 ‘의사들의 황금시대’라고 한다. 이 시기의 의사들은 많은 부와 명예, 지위를 누렸다. 이 시기의 의사들 중에는 후에 의료재벌이라고 불릴 정도의 부를 축적하여
천재 과학자 알버트 아이슈타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아인슈타인의 실물 뇌 사진을 한 번쯤을 보았을 것이다. 1955년 아이슈타인이 화장되기 직전에 그의 시신을 부검한 병리학자 토머스 스톨츠 하비 박사가 뇌를 빼돌린 것이다. 위대한 과학자의 뇌가 무게는 얼마이고, 어떻게 생겼는지 흥밋거리로 전락했다. 당시에는 시신에 대한 관리법이 특별히 정해 진 것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그런데 요즘 미국에서는 화장을 한 후 시신의 증거가 남지 않는 것을 틈타서 장례업자와 의사, 인체조직 제공업자들이 한 통속이 되어 시신의 장기들을 빼돌려 상품으
고대시대에는 노예를 상품으로 여기고 사고팔았다. 19세기 미국에서 노예해방이 있기 전까지 흑인노예를 상품으로 매매 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양반과 상놈이라는 신분사회가 6·25 전쟁 전까지만 해도 존재했었다. 양반은 종을 함부로 대하고 돈을 주고 팔고 샀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사람을 돈으로 사고파는 인신매매행위를 불법으로 정하고 비윤리적인 착취 행위로 비난하고 있다. 누구도 이런 행위에 대해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물질에 대한 탐욕과 과학의 발달이 인간들의 양심의 눈
서양 현대의학이 전해진지 100년이 넘었다. 동서양의 문화교류가 이루어지고 글로벌화 되고 있지만 오랜 시간동안 내려온 문화적 정서가 쉽게 변하지 않고 있다. 서구 사회에서 자리 잡고 있는 개인의 권리를 중요시하는 윤리관은 우리나라와 같은 동아시아의 유교적 사회에서 인정받고 수긍되기에는 참 힘든 상황인 것 같다.동아시아의 유교적 윤리관은 권리를 주장하기보다 양보를 미덕으로 본다. 개인적인 권리의 존중, 사익 추구의 보장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공공선을 위한 희생을 강조한다. 이런 유교적 사회에서 개인의 권리주장은 받아들이기에
사회가 발전하고 시대가 변하면서 의사에 대한 역할과 임무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의사들에게 요구되기도 하고, 어떤 역할들은 없어지기도 한다. 의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공적으로 사람의 생명이 연장되었다. 죽음에 대한 정의와 파생되는 문제들이 이슈로 떠올랐다. 2차 대전 이후 나치의 생체실험을 계기로 의학적 연구 윤리 문제들이 하나씩 정리되고 있다.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정의(Justice)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사들도 의사로서 정의로운 역할을 수행할 윤리적 기준이 필요하게 되었다. 의료영역에서
고령에 이른 중환자와 임종이 가까운 사람들은 음식물과 수분 섭취량이 현저히 저하된다. 이 과정은 몇 주에서 심지어 수개월이 걸릴 수 도 있다. 환자는 식욕이 떨어지고, 몸무게가 줄어든다. 음식물과 수분 섭취도 점점 줄어들고, 기력이 떨어지면서 잠을 자는 일이 많아지다가 결국 의식이 몽롱한 상태에 빠져든다. 그러다가 대부분 감염에 의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자연스러운 죽음의 과정이다.이 과정에 의사들의 올바른 개입이 필요하다. 일명 ‘end-of–life care(삶의 마지막 순간에 돌봐주는 것)’라고도 한다. 일반적 통념
피임의 역사를 보면 그 처음 시작된 역사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성경에 유다의 아들 오난이 질외사정으로 피임을 시도한 기록이 있다. 그 후 과학의 발달과 인권의식의 변화 등으로 많은 피임법들이 개발되고 이용되어 왔다.실제로 20세기 전까지만 해도 피임은 사회적·종교적으로 금지된 행위였다. 근대의 피임법의 시작은 1909년 독일에서 개발된 최초의 자궁내피임장치가 시초라 하겠다. 미국은 1965년에서야 기혼부부들에게 피임할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해주었고, 1972년에 미혼자들에게도 피임할 권리가 법적으로 인정되었다.최근 응급피임약을 약
췌장암으로 투병했던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포드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죽음에 대한 연설을 했다. 졸업식 축사에 어울리지 않는 죽음이라는 어두운 주제였지만 참석자 모두는 잡스의 연설에 빨려들고 있었다. 연설문에서 "저는 1년 전에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주치의는 제게 집으로 돌아가 신변정리를 하라고 했습니다. 죽음을 생각했을 때 진실로 중요한 것들만 남았습니다. 죽음이 제 인생을 변화시켰습니다. 그러니까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의사의 진실말하기가 잡스에게 남은 여명을 소중하게 누리고 정리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다.의
의사협회 새 집행부가 들어섰다. 이번 집행부 탄생의 바탕에는 의사회원들의 권익을 향상 시켜주기를 바라는 개원의들의 열망이 현 집행부를 낳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현 집행부는 “회원의 행복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일하자‘라는 표어를 내 걸었다. 의사의 권익을 찾아주며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의사들 모두 소원하고 있다. 그런데 의사들이 잘 살고 국민들의 건강이 보장되는 사회가 오기는 하는 것일까? 의사들이 잘 먹고 잘사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단지 한때 공부를 잘 해서 의과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했다는 것 이외에는 아
이미 누리고 있던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어떤 것일까?구소련에서 수십 년간의 억압 시절을 경험 한 후,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글라스노스트(금지된 문학작품, 영화, 연극 등의 정보공개)와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 사회주의 개혁정책)를 펴고 소련 국민들에게 자유와 특권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긴장한 군부와 KGB(국가보안위원회) 등은 고르바초프를 감금시키고 억압정책을 선포했다. 군부와 KGB는 국민들이 예전처럼 순순히 억압 정책에 따를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그 판단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억압정책을 선
일반적으로 주어진 상황이 애매모호하고 불확실성이 높을 때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쉽게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즉 사회적 증거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높다(Tesser , campbell & Mickler).최근 해외로 이민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이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이민을 가서 갖게 되는 직업을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발견된다. 처음 이민자로 공항에 내렸을 때 이들을 픽업하러 오는 사람의 직업
요즘 시장에서 옷을 사려하면 상인들이 "손님, 이건 우리나라에서 만든 제품이에요. 중국산이 아니에요"라고 외친다. 중국산이라고 하면 일단 '저질 상품'이라고 평가되고 구매력을 잃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좋은 제품을 제가격에 수입해서 팔면 되는데 일부 몰지각한 수입업자들이 무리하게 제품구입비를 아껴서 수익을 더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중국현지 생산자들에게 낮은 구입원가를 고정시켜 놓고 제품을 요구하니 생산업자들은 임금이 싼 덜 숙련된 인력을 고용하고, 싼 재료를 사용하게 된다. 당연히 저질 제품이나 불량제품이
어린 시절 ‘도깨비 방망이’라는 동화를 재미있게 읽고 들어왔다. 방망이로 금 나와라 뚝딱하면 금이 나오고, 집 나와라 뚝딱하면 집이 만들어진다. 도깨비 방망이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을 정도로 어린이들의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 재미난 이야기다.그런데 성장하면서 이 도깨비 방망이라는 의미가 나쁜 의미로 사용될 때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권력을 가지고 있거나 어떤 우월한 위치에서 다른 사람에게 상식을 벗어나 억지로 무리한 요구를 강요할 때 항변의 도구로 사용된다. 세상 무역규모 10위라는 경제 부국인 대한민국에 아직도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