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 지금 의대 정원 확대와 의대 신설 이슈가 블랙홀처럼 다른 민생 이슈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의사들이 의대 정원 확대와 의대 신설을 결사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이런 정책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의사들이 당장 받게 되는 큰 불이익은 없다. 다시 말해서 의사들의 ‘밥그릇싸움’이 아니라는 말이다.필수의료 붕괴, 지방의료 붕괴로 촉발된 성급한 의대정원 확대 발표가 오히려 이런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아이로니한 상황이 벌이지
[의학신문·일간보사] 클래리베이트(Clarivate)라는 회사가 있다. 무슨 회사인가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니 ‘신뢰할 수 있고 혁신적인 인텔리전스 분야의 글로벌 리더’라고 소개되어 있다. 뭔가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데이터를 만들어 더 좋은 비지니스를 위해 제공하는 회사로 이해가 된다. 본사는 영국 런던에 있고, 우리나라에도 지사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왜 이리 장황한 설명을 하느냐 하면, 이 회사에서 얼마 전 Highly Cited Researchers(HCR) 2023라는 보고서를 냈는데, 나라가 사랑하는 OECD 보고서 보다
[의학신문·일간보사] 결막염은 4-5월과 8-9월에 호발하는 질환으로, 봄에는 꽃가루와 미세먼지, 8-9월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유행성 결막염의 위험성이 높다. 2016-2019년 월별 미세먼지 농도와 결막염 발생률을 보면, 미세먼지가 최고 수준일 때 결막염 발생률이 최고 수준을 보인다.미세먼지는 반응성산소종(ROS)의 생산을 촉진하여 산화 스트레스 반응을 통해 DNA 손상과 세포 노화를 유도하고 각막 상피세포에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알레르기결막염의 발생을 유도할 수 있다.또한 미세먼지에 노출된 각막상피세포는 점액 분비
[의학신문·일간보사] 지난 토요일 오후. 방문요양 센터장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소변 줄 환자의 소변이 옆으로 샌다는 것이다. 방문진료 의사도 휴식이 필요하다. 자초지종을 설명 들은 후 지금 시간은 응급실을 가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 보호자도 고령이고 거동이 불편하니 늦은 시간이라도 방문진료로 소변 줄 교체를 해 달라 한다. 전화기 너머 들리는 간절한 목소리에 저녁 8시 이후라도 괜찮으시면 방문하겠다고 했다. 진료를 마치며 나오면서 현관 밖까지 나온 보호자는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한다.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한지
[의학신문·일간보사] 변비가 심한 93세 남자는 의원을 방문해 변비약을 처방 받았다. 증상 호전이 없어 동네 병원에서 복부 촬영을 했고, 대학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수술 2일 후 퇴원 지시를 받았고, 가족회의를 통해 요양병원으로 모셨고 1주일 후 집으로 퇴원했다. 퇴원 후 낙상으로 찰과상, 갈비뼈 골절 등으로 응급실을 내원했다. 와상 상태가 지속되고 소화기능 저하,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났다. 결국 3개월 후 폐렴으로 임종했다. 고령자가 2주 이상 누워 생활하면 활동량이 줄고 신체 능력이 떨어져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의학신문·일간보사] 지역사회에서 중소병원의 중요한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다수의 국민들이 중소병원을 이용하고 있는 등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최일선에 서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병원은 의료제도나 건강보험제도에 있어서는 그리 소중하지 않은 병원 취급을 받으며, 다른 종별 의료기관과의 차별은 일상다반사다. 지역 의료의 중심축임에도 말이다.중소병원에 대한 차별의 형태는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토요가산제이다. 토요일 09시 후 ~ 13시 전의 진료시에는 기본 진찰료(초진) 소정점수의 30%를 별도 산정하는 제도이다
[의학신문·일간보사] 어느덧 2023년 가을이 됐고, 부산에서는 KIMES가 다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 이후에 열린 것이어서 무엇보다 뜻 깊고, 활기가 넘치는 자리가 됐다.이번 행사에서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서 주최하는 의료기기 수입통관 및 품목분류에 대한 세미나도 진행됐다. 의료기기 수입업체들은 의료기기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 및 비용, 그리고 나아가 사후관리를 이행해야 한다.복잡한 의료기기 수입절차의 첫 단추는 품목분류이다. 의료기기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관세청 및 식약처의 통관 관련절차를 이행하여야 하는데, 이에
[의학신문·일간보사]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던 2020년 9월 12일 KBS 시사기획 창에서 ‘요양병원 정신병 약 얼마나 쓰나’가 방송되었다. 요양병원 면회 금지 이후 요양병원에 모신 노부모가 학대를 당했다는 제보가 쇄도했고, 잠자는 약물의 실체인 항정신성 약제 처방이 보도되었다. 대한민국 전체가 요양병원을 질타했고, 이어진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었다. 얼마 후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 회의가 열렸다. 필자는 비뇨의학과 추천으로 적정성 평가를 담당했기에 현장에 참석했다. 회의 담당자는 요양병원에서 항정신성 의약품 사용
[의학신문·일간보사] 암 진단을 받으면 하늘이 무너진다고 한다. 피할 수 없지만, 멀리하고 싶은 죽음의 공포 때문이다. 한때 대학병원 진료실에서 나오는 환자의 표정을 보고, 암을 극복하는 기적의 식품을 팔았다. 월 1,000~1,500만 원을 내면 살수 있다고 한다. 암 검진으로 조기 발견, 치료하면서 이런 폐단은 사라졌다. 하지만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마음은 절박하다. 새로운 암 치료 기술이 나왔다. 산소와 고온을 싫어하는 암 세포의 특성에 따라 고주파 온열 암 치료와 자닥신 주사, 고압 산소 치료 등이 보급되었다.문제는 이런
[의학신문·일간보사] 필자는 요양병원을 9년간 운영했고, 현재는 일차의료 방문진료로 방향을 바꾼 개원의다. 의대를 졸업하고 대학병원 인턴을 할 때는 신경외과를 하고 싶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린다는 보람이 멋져 보였다. 하지만 신경외과 전공의의 삶을 보고, 소송에 처한 선배 신경외과 의사를 보면서 그 꿈을 접었다. 남은 저의 삶을 의료 소송으로 보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의 진료 중 소아 환자의 사망 사건이 생겼고, 저는 민사/형사 소송을 겪었다. 다음 날 병원은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든 사람이 찾아와 PC등 모
[의학신문·일간보사]최근 이슈 중 하나가 의료기기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및 세부운용기준 개정 작업이다.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면 2019년 말, 2020년 초 몇몇 매체에서 학술대회 관련 공정경쟁규약 개정 작업을 정부, 의료계 및 산업계가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이 당시 개정 작업에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 자격으로 참가해 많은 회의와 개정안 작성 작업에 관여한 기억이 생생하다.그러나 갑작스러운 팬데믹으로 인해서 위와 같은 회의체 모임이 위축되고 규약 개정 작업 또한 강한 추진력을 받지 못해 현재까지 논의만 진행되고 결
[의학신문·일간보사] 필수의료라는 말이 회자되지만 의업을 40년 넘게 해온 나는 뭐가 필수의료인지 잘 모르겠다. 평생을 날로 먹고 산 것은 아닌가 자괴감이 든다. 필수의료를 살리자는 말 속에는 비필수의료를 죽이자는 말이 들어 있다. 어차피 그 주머니에서 꺼내 이 주머니로 돈을 옮겨준다고 모두가 만족할 까닭이 없다. 비필수를 죽여 필수를 살리면 비필수는 어찌하나?오이씨인지 호박씨인지에서 만든 통계 자료를 내 입맛에 맞게 각색해서 현장의 소리를 외면하고 자기들 생각대로 해온 것이 어디 한 두 해인가? 국민 건강 개선을 위해 ‘보건의료기
[의학신문·일간보사] 산부인과의사들에게 가장 먼저 의료계에 충격을 안겨준 사건은 7월 수원지방법원이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12억 원의 배상책임을 물은 사건이다.분만의료는 특성상 침습행위가 필수이며 따라서 선의의 최선을 다한 진료도 불가항력적인 악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2022년 9월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 통계를 보면 영아사망률(출생아 천 명당 명)은 2.4명으로, 출생전후기 사망자 수(임신 28주 이상 태아사망 및 생후 7일 미만 신생아 사망)는 692명으로 전년 대비 16명(2.4%
[의학신문·일간보사] 최근 의료사고에 대한 일련의 판결이 주목 받고 있다. 의사들의 ‘바이탈 과 기피', ‘소아과 탈출’ 같은 문제로 이미 빈사상태에 빠져 있는 필수의료가 법원 판결 탓에 더욱 벼랑 끝으로 몰릴 것 같은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다. 문제되는 판결을 몇 개 들겠다.① 대동맥 벽이 찢어지는 대동맥박리 진단을 놓쳐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응급의학과 1년차 전공의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 병은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국내에 몇 되지 않을 정도로 흔치 않은 병으로 (최근 운명을 달리한 주석중 교수가
[의학신문·일간보사] “왕의 DNA” 사건을 얼핏 들었을 때 자기애적narcissistic인 학부모의 갑질 사건 정도로 보였다. 그런데 들여다보니 이보다는 더욱 복합적이고 왜곡된 위태로운 사회상을 보게 된다. 이 사건에서 진짜 주인공은 사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초등학생 아이어야 한다. 경계성 지능을 가져서 부적응에 취약한 이 아이가 어떻게 학교와 치료기관에서, 또 가정에서 가장 적절한 양육과 치료와 교육을 확보해서 부족한 발달잠재력을 보완해갈 것인지가 사실 이 사건의 출발에 있었던 중요한 이슈일 것이다. 무엇이 이 아이의 삶을 적정
[의학신문·일간보사=의학신문 ] 유사 이래 가장 힘들었던 팬데믹,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되던 전 세계적인 원자재 수급불안, 그리고 미국의 고금리 경제 정책으로 인한 국내 시장의 고환율 경제 불안 등의 외부적 환경은 의료기기 시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제조업의 원자재 값 상승은 전체 시장의 55%를 차지하는 수입산 제품의 단가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여러모로 산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위기 속에 기회라고 평가되던 일부 진단 시약 업체들과 코로나 관련 특수를 누렸던 품목들도 평년 수준의 매출로 돌아섰다. 이제 남은 일은 미래에 어
[의학신문·일간보사] 김희진 한양대병원 의료봉사단 의료팀장(신경과 교수)한양대의료원은 십여년 전부터 의료진과 학생봉사단을 꾸려 베트남·캄보디아에서 진료와 교육봉사를 해오고 있다. 필자는 2017년부터 함께 했는데, 주로 베트남 봉사팀에 속해서 진료팀으로 참여했었다.2020년 이후로 코로나 여파로 3년간 못하다가 올해 셧다운이 풀린 캄보디아로 처음 가게 되었다. 캄보디아는 1년에 두 개의 날씨가 있는데 ‘덥다’와 ‘죽을만큼 덥다’라고 하는데, 밤에 도착한 프놈펜 공항은 시원한 우기라고 하는데도 엄청난 습도와 열기로 나의 몸을 지치게
[의학신문·일간보사] 신림역 사건이 나라를 흉흉하게 하더니 2주도 안되어 또 서현역 사건이 터졌다. 여러 해결책에 관한 의논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사법심판입원제, 중증정신질환국가책임제 등이 거론되는 것 같다. 서현역 사건의 범인은 조현병 피해망상에 의한 범죄로, 신림역 사건의 범인은 ‘외로운 늑대’로 불특정 다수를 향한 분노의 표출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다. 모방범죄가 뒤를 잇지 않겠나 하는 우려를 하는 동시에 수십 건의 모방범죄를 예고하는 게시글이 인터넷에 뜨면서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이런 사건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에
[의학신문·일간보사] 오는 2023년 11월 20일부로 의료인 면허 취소법이 시행된다. 의료행위 등 의료 관련 직무와 상관없이도, 모든 금고형 이상의 유죄판결 시 의료인 면허가 취소가 되는 것이다. 필자는 대한민국 국민이자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자괴감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모든 위법행위가 면허 취소와 직결되는 부담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의료현실이 통탄스럽기만 하다. 이에, 이 법안에 대한 문제점을 논해 보고자 한다. 우선, 의료법 개정안은 헌법상 기본권인 개인의 생존권 및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과잉금지 원칙을 정면으로
[의학신문·일간보사] 며칠 전 필자의 지인인 특수교육 선생님이 손자 현우(가명)와 함께 내방하였다. 현우의 육아를 담당하시면서 유아시절에 세배하는 영상 등을 필자에게 보내주시곤 했어서 익히 알고 있는 아이였는데 벌써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서 할머니와 함께 내원한 것이었다. 사연인즉슨 반에서 대통령의 일본 관련 정책에 관해 한 아이가 비판을 하면서 현우의 의견을 물어보았는데 현우가 일본 측도 입장이 있을 꺼라고 생각한다는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니 “현우는 친일파다.”라고 놀리면서 이 분위기가 교실에 순간 번졌다는 것이다. 곧 한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