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 이후 대한만국 의사들은 한정된 의료자원과 여러 가지 정의롭지 못한 의료정책으로 애를 태워왔다. 의사로서 살아가면서 겪어야하는 억울한 의료 환경과 비난을 받을 때마다 많이 답답했다. 특히나 진료현장에서 접하는 윤리적인 문제들(프로포폴 남용, 리베이트, 성범죄)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의사들이 누려왔던 황금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힘든 가시밭길만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둡고 험난한 길이 의사들의 앞에 놓여 있는 느낌이다.왜 이렇게 어려운 처지가 되었는지 마음이 답답하고 분노만 가득하다. 의사들은 잘못된
전문직(profession)은 의사, 법률가, 성직자 등을 말한다. 사회는 이들에게 전문직이란 명예와 특권을 인정해 주고 있다. 타율이 아닌 자율로 전문성과 윤리 수준을 유지하고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의사의 경우 면허라는 특별한 제도를 통해 전문직을 인정해 주고 있다. 대신 의사는 사회에 해가 되지 않도록 의사집단이 자율적으로 전문지식과 술기를 유지하고 의사로서 갖추어야할 덕목과 소양을 지켜가도록 노력할 책무를 갖는다. 그러기에 전문가 자율정화(self- regulation, professional
전문직으로 행동하면서 항상 마음속에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COI)의 문제이다. 이해상충은 전문직에 대한 신뢰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이해상충이란 전문적 판단이라는 일차적 목적이 이차적 목적(예를 들어 개인의 재정적 이득)에 의하여 부당하게 영향을 받는 상황을 말한다. 여기서 일차적 목적 혹은 관심사란 의사의 경우 환자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일이고, 법관의 경우는 억울함이 없는 판결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교사의 경우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일을 말한다. 이러한 일차적 목적이
2013년 4월까지 대한민국 의사들은 모두 의사면허등록을 해야 한다. 만약 의료법에 의한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못하여 면허등록자격이 되지 않거나, 기간 내에 면허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 면허가 정지된다. 그동안 면허등록제도를 앞두고 많은 괴담이 떠돌았다. 가장 잘 못 알려진 정보는 정기적으로 시험을 봐서 합격하지 못하면 면허를 유지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면허제도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 한 일부 인사들의 주장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왜곡된 정보가 퍼져버린 것이다. 정말 잘못 알려진 정보였다. 사회가 환자를 진료할 수 있
의사가 지을 수 있는 죄에는 법에 정해진 기준을 어긴 경우와 법으로는 구별하지 못 하지만 본인만이 알 수 있거나 동료만이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건이 있다. 전자에 해당되는 사건이 경남 김해의 모 종합병원에서 간호조무사와 기구상 직원에게 수술을 시킨 사건이고, 후자에 해당되는 사건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일부 수술과 수술 휴유증 등이다. 의사가 전문지식이 결여 되거나 술기가 미숙하여 환자에게 해를 끼치거나 수술의 적용 범위를 무리하게 넓게 잡아서 환자에게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해를 끼
전문직으로서 의사가 갖추어야 할 3가지 요소는 전문적인 의학지식(knowledge), 전문 술기(technique), 그리고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이다. 여기서 전문직업성은 '의사다움'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의사가 지녀야 할 전문직업성의 구체적 덕목으로는 이타심(altruism), 책임감(accountability), 탁월성(excellence), 의무(duty), 봉사정신(service), 명예(honor), 청렴성(integrity), 타인에 대한 존중(respect for oth
대한민국에서 의사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을 말하라고 하면 분노와 답답함 그리고 자신의 면허를 잘 지켜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일 것이다. 왜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 쌓이게 되었는지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면허에 대한 간섭과 의사들의 따돌림은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수준의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을 의사들이 가지지 않고 있었기에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판단된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현상의 원인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알 수 있다. 현대 의학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
전문가 단체는 자율적으로 지켜야 할 전문가윤리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세계 각 의사단체들은 의사윤리선언(declaration of ethics)과 의사윤리강령(Code of ethics ), 의사윤리지침(Ethical guideline) 등을 제정하여 전문직 윤리의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세 가지를 다 제정하여 사용하는 나라도 있고, 회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이름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의사윤리강령은 의사윤리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고대 히포크라테스 선서이후 19세기에 들어와서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다
본인은 윤리적인 의사라고 생각하고 성실하게 진료를 하고 있지만, 환자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의사들이 있다. 속을 들여다 보여줄 수도 없다. 어떻게 나를 잘 표현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특히 개원가에서는 환자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면 내원 환자의 수가 줄어들게 된다. 한 마디로 개원에 실패하게 된다. 혹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분들 중에서 자신에게 진료 받는 환자들이 많다고, 자신이 신뢰를 받고 있다고 착각하는 분들도 있다. 진짜 존경받고 신뢰를 받는 대학교수님도 계시지만 수준미달의 분들도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대학병원 환
일반적으로 정의는 교정(敎正)적 정의와 배분(配分)적 정의로 나눌 수 있다. 교정적 정의는 응보적 정의 또는 보상적 정의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이에는 이, 눈에는 눈’식의 정의가 바로 교정적 정의이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이 행한 행위에 따라서 재물, 교육, 행동, 권리 등을 누릴 자유와 평등 가치를 주는 것이 배분적 정의이다. 이론적으로는 교정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지만 현실 사회에서는 이들 두 가지 정의는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동양적 사고로는 정의를 옳고 그른 것을 구별하는 교정적 의미로 인식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 가운데 공약 실천을 앞두고 매우 섬세한 설계와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 ‘4대 중증질환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다. 박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를 모두 포함한 총진료비를 건강보험 급여로 추진한다”고 약속했다. 2013년에 비급여 부분을 포함하여 현재 75% 수준의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을 85%로 올리고, 2014년 90%, 2015년 95%, 2016년 100% 등 단계별로 확
대한민국 의사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은 의학지식 수준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의사로서 인정받아야 할 전문가의 권위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것 같다. 바람직한 전문가의 권위가 무너질 때 사회 질서가 위협받게 되고,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대로 머물다가는 대한민국 의사들은 전문가적 권위를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다. 대한민국 의사들은 사회로부터 의사의 전문가적 권위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어느 집단이든지 권위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의사가 전문가로서 인정받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3가지 요소는 전문 의학 지식, 의학 기술 그리고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유지하기 위해 보수교육 또는 연수교육(CME Continuous Medical Education)을 실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교육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연수교육 평점을 연산 12점에서 8점으로 조정했다. 만약 연수평점(2012년까지 연간 12점, 2013년부터 연간8점)을 이수하지 못하면 면허가 정지된다. 의과대학교수들이 받던 연수평점 특혜도 없애기로 했다. 의과대
동료평가(Peer Review)란 동료의사들에 의해 자신의 진료행태와 매너, 전문성을 평가받는 것을 말한다. 전문분야에 속한 그룹이 자신의 전문성과 질을 유지하고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동료평가를 하는 것이다. 최근 동료평가를 무시하는 일이 있었다. 긴 시간동안 논쟁이 되어 왔던 송명근 교수의 카바(CARVAR) 수술 건이다. 2012년 11월 30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그 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카바수술조건부 비급여 고시를 폐지한다’는 결정사안을 보고했다. 3년 5개월이 넘도록 수술에 대한 검증기회
2012년 캐나다에서 각 직업군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은 △의사와 간호사 △농부 △과학자 △수의사 △치과의사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의사에 대한 존경도가 90%로 높기는 하지만, 캐나다의 존경도는 96%로 더 높았다. 반면 2011년 연세대학교 이일학 교수가 우리나라에서 직업군별 가장 신뢰하는 직종으로는 1위가 과학자(54.6%)였고, 의사(32.4%)가 2위로 나타났다. 비록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신뢰받는 직업군이지만 캐나다에서 96%의 신뢰를 받는
2012년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까? 지금 세계적으로 의료분야에서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부분은 ‘배분적 정의’문제이다. 정의로운 배분(정의로운 의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정하게 만들어진 탄탄한 재정과 공정한 룰과 원칙,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대한민국의 정의로운 의료구현을 위해 꼭 해결해야할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탄탄한 보험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안정된 보험재정의 확보 없이는 두 유력 대선후보가 제시한 어떤 보건의료 정책도 실현할 수 없다. 우리
의사가 갖추어야 할 3가지 요소는 전문 의학지식과 의학기술 그리고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이다. 전문직업성을 우리말로 쉽게 이해하자면 ‘의사다움’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의사다움이란 의사가 가지고 있거나 가져야만 하는 전문직에 적합한 자질과 행동양식을 말한다. 구체적 요소로 이타심(altruism), 책임감(accountability), 우월성(excellence), 의무(duty), 봉사정신(service), 명예(honor), 청렴성(integrity), 타인에 대한 존중(respect for others) 등이
우리나라에 현대의학이 도입된 후 의료는 환자와 의사사이의 양자 관계로 의료비가 직접 지불되고 있었다. 높은 의료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료의 접근성을 떨어뜨렸다.박정희 정권 당시 북한보다 뒤쳐진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자 정치적 목적으로 강제 의료보험을 도입하게 되었다. 1977년 의료보험이 강제 도입된 후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으로 확대 되어 환자와 의료공급자 사이에 의료보험공단이라는 제3자가 개입하게 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보험재정 확보가 어려운 경제적 여건 하에서 강제로 밀어붙인 제도이기에 피보험자나 공급자 어느 한 그룹도
2012년 10월 정말 어처구니없는 비윤리적인 사건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 대한병원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할 본분을 잊어버리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수가 협상을 한 것이다. 지난 10월 18일 건보공단과 병원협회가 2013년 병원수가를 2.2% 올려주는 부대조건으로 체결한 부대합의문을 보면 ‘협회는 만성질환 예방 및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등 국민운동을 전개한다. 단, 목표지표를 설정하고 그 성과에 대한 별도의 인센티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너무 어이가 없고 부끄러운 합의문이다.이 소식이
2500년 전 만들어진 히포크라테스 선언은 당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파격적인 개혁 선언 이었다. 당시 성행한 낙태와 독약처방, 환자를 유인하기 위해 동료 의사를 험담하는 행위 등에 대한 용기 있는 고발이고, 자정선언이었다.그 후에도 많은 의사들의 자성의 목소리와 노력으로 의료 개혁이 이루어져 왔다. 산욕열을 막기 위해 막강한 의사권력층에 대항했던 제멜바이스의 절규가 있었다. 1910년에는 미국의 flexner는 체계화된 의과대학 과정을 만들어 비과학적이고, 돈과 권력욕에 묶여 있던 미국의료를 개혁했다.이러한 의료개혁의 역사를 살펴